스페이스55
2019년 10월 23일 ~ 2019년 10월 31일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른 뒤 열심히 읽어본다. 제대로 읽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의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지금까지 읽어온 것들이 사실은 오독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 있다.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책을 읽는다고 해도 이미 오독임을 깨달은 나는 처음 책을 펼친 순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림도 똑같다. 마음에 드는 그림을 본다. 작품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들을 감상하며 작품을 온전히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옆에 놓인 작가의 글을 보았을 때 나의 해석이 작가의 답변과 완전히 다른 길에 있는 순간들이 있다. 작가가 보여준 정답을 보고 다시 한 번 작품을 보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며 그제야 작가의 말들이 이해가 된다. 나의 해석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가는 작가만의 정답을 내놓은 것이다. 나의 일은 작가가 보여주는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고 감상하는 것이다. 책을 펼친 처음 순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작가의 의도를 알고 처음부터 다시 작품을 본다고 해도 우리는 작품을 처음 본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오독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읽히지 않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우리의 눈에 들어올 수 있다. 어쩌면 많은 ‘나’의 오독으로 인해 작품은 늘 새롭고 폭넓게 해석되며 감상 될 수 있다. 작품을 만든 작가도 알지 못했던 길을 찾아 나서면서 작품은 더 넓은 세계로 퍼져나간다. 이번 전시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오독의 즐거움을 온전히 느껴보고자 한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서는 작품은 작가와 유일한 관계를 갖는다. 전시장에서 수많은 독자들과 만나는 순간 작품의 세계에선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작품을 만든 작가와의 유일한 관계에서 벗어나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들 모두와 관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독자들은 작가가 만들어 놓은 다양한 흔적들을 간직한 작품들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를 읽어내고 해석하며 작품을 곱씹어본다. 이런 마음으로 이루어진 오독은 작품에 대한 독자의 해석만 주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어떤 마음으로 작품 부분 부분에 애정을 느끼며 읽어냈는지도 알 수 있다. 그 감정을 느끼며 우리는 하나의 작품이 더 큰 작품으로 커져가는 과정을 경험한다. 독자들이 만들어낸 수많은 오독을 통해 작가도, 작품도 계속해서 커져 나간다.
전시장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작품들을 마음을 다해 읽고, 해석하고, 바라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일인 오독의 경험을 마음껏 누려보기를 바란다.
참여작가: 김나우, 김재연, 김연홍, 박승희, 송유나, 시시, 윤정희, 이아름, 장한이, 한혜원, 현정윤
총괄: 김원영
기획: 장문정
출처: 스페이스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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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12:00 - 19:00
화요일 12:00 - 19:00
수요일 12:00 - 19:00
목요일 12:00 - 19:00
금요일 12:00 - 19:00
토요일 12:00 - 21:00
일요일 12:00 -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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