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휴
2019년 2월 20일 ~ 2019년 3월 26일
박아름, hook, ink on paper, 93.5×143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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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갖는 이미지에 대한 개념은 복제, 유통, 소유의 관점마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원본 이미지의 아우라는 차치하더라도 여전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회화-예술의 지점은 어디에 둘 것인가. 김하연은 오랜 시간 견고하게 쌓아올린 회화사를 관통하며 여전히 유효한 회화의 좌표를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박아름의 작업은 마치 애니메이션의 정지된 화면처럼 빠른 속도감과 상황의 긴박감을 전달하는데 제한된 색채와 매끈하면서도 거친 필치가 이를 더욱 밀도 있게 만들어준다. 이는 작업을 위한 에스키스 혹은 드로잉의 장르적 제한성을 넘어 그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박현정은 동시대 시각 환경에서 이미지를 취급하는 방식에 대해 질문한다. 실재하는 대상의 이미지와 모니터 상의 이미지 그리고 인쇄된 이미지의 차이에 대해 고민하고 이미지를 소비하고 소유하는 방식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박아름 (b. 1985)
만화와 영화, 소설, 주변 환경 등에서 영향받은 내용과 이미지를 드로잉으로 빠르게 표현한다. 만화와 웹 등 이미지 환경에서 영향받은 프레임의 조합을 이용해 다양한 화면 구성을 시도 중이다. 그림을 그릴 때, 우연적인 요소를 개입시키며 작업의 시작점이 된 내러티브나 이미지에서 멀어진다. 계획한 이미지 위에 즉흥적으로 선택한 이미지들을 덧붙이거나, 그림을 그리다 생겨난 작은 부분을 다음 작업의 중요한 시작점으로 삼는 등, 예상치 못했던 부분들이 맞물리며 진행되는 작업과정 자체에 큰 흥미를 느낀다. (박아름)

박아름, untitled, gouache on paper, 100×140cm, 2016

박아름, untitled, gouache on paper, 100×70cm, 2017
박현정 (b. 1986)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일종의 훈련이자 반복적인 실험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모양을 표현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계획한 대로 그릴 수 있도록 훈련하고(재료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가능하면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 몸을 사용하는 일은 생각과는 달리 오차가 생기고 우연적인 요소가 개입한다. 그러한 오차와 우연적인 요소,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에 비해 빠르게 소비되는 시각 환경에 대한 반감으로부터 비롯해서 본인이 그린 그림을 대상으로 하는 2차 창작을 진행해왔다. 그림에서 등장하는 모양을 뜯어내어 표본으로 만들거나 모양을 알아볼 수 없게 분쇄하거나(2013-14), 그리는 과정을 스캔해서 출력한 다음 그 위에 다음과정을 이어간다던가(2015-16), 특정 모양들을 '컴포넌트'라고 지칭하고 반복해서 사용한다던가(2017) 하는 식으로 그림을 분석의 대상이자 재료로 삼는다. 이러한 작업들이 초반엔 분리된 노선을 갖다가 지금은 점차 그림 안으로 흡수되어서 한 화면 안에서 분석과 실행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 생산자이자 소비자를 겸하는 현재의 조건에서 가장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적절한 상태에 대해 늘 생각한다. 내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조합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조합들이 다른 조건과 만나면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나에게 그림은 실행의 장이면서 동시에 분석의 대상이므로 완성된 그림에서도 그러한 과정이 궤적으로 남을 수 있게 실험하고 있다. (박현정)

박현정, image(77), acrylic, watercolor, pastel, color pencil on paper, 72×52cm, 2018

박현정, image(80), acrylic, pen, pastel on paper, 181.5×42cm, 2019
김하연 (b. 1988)
내 작업은 회화의 요소의 기호학적 관계들을 미술사적 담론과 엮어 물질화한다. 회화의 기본 요소들을 분석하고 세 가지 회화 요소인 재현, 기호, 추상의 다이어그램적인 관계를 구축한다. 이 세 가지 키워드들은 그리기의 순환적인 과정을 나타낸다. 그리기라는 행위는 드로잉, 회화를 행위와 이미지의 경계에 있는 과정 속에 머물게 한다. 이 삼각형의 관계는 회화적 모티브들을 구축하고 다시 해체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회화 화면을 만든다. 세 가지 키워드들의 시각적 여정은 회화 화면을 구축하는 행위를, 선, 면, 심지어 텍스트를 포함하는 기호학적인 차원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회화를 바라보는 이러한 시각적 사고는 다양한 평면 매체로 드러나며 과정적이고 퍼포먼스적인 화면으로 드러난다.
나의 주된 관심은 현대 회화의 독특한 위상에 있다. 회화는 1960년대 매체를 향한 제도 비판의 핵심적인 대상이자 매체의 물질적 차원으로서도 근본적인 대상이었다. 나는 회화를 둘러싼 메타-텍스트적인 맥락이 현대 미술에서 어떤 비평적 위치를 차지하는가를 질문하고 연구한다. 이 질문을 발전시키기 위해 분석적 방법론으로 미술사를 해체한다. 나의 분석적 방법론은 그 자체가 언어적 형태를 띠고 있으며 예술의 역사적이고 비평적인 차원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나는 예술사적 비평의 맥락을 언어로 정교화하고 회화의 기호학적 차원을 이론적으로 발전시켜 작업에 적용한다. 퍼포먼스, 설치, 영상, 그래픽과 페인팅 등을 이용하여 회화를 둘러싼 역사적이고 매체적인 차원을 다룬다. 또한 미술사의 발전적인 역사관 그 자체가 비평적 대상이자 매체적인 방법으로도 활용된다. 그럼으로써 내 작업은 이 시대의 회화를 반영하는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인 연구로도 읽히게 된다. 이러한 ‘연구’ 과정은 단순히 텍스트 기반의 과정 뿐만이 아니라 물질적인 작업 결과물로서 발전된다. 회화의 전통적 주제들을 분석하고 비평하는 과정 자체가 회화를 포함한, 다양한 평면 매체의 내용이자 결과물이 된다. 문화적인 맥락, 비평적 지점들을 한데 섞음으로써 회화를 둘러싼 복잡한 양상을 분석하는 방법론은 새로운 비평적 시각과 동시에 새로운 회화의 양상을 제시한다. (김하연)

김하연, 하이-파이, 로우-파이, oil on canvas, 45×53cm, 2017

김하연, 발견된 아카데미, oil on canvas, 116×91cm, 2017
출처: 아트스페이스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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