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창작센터
2016년 9월 29일 ~ 2016년 12월 18일
기획의도
새로운 곳으로 향하는 문을 열기 위한 시도인 대전시립미술관의 ‘아티스트프로젝트(Art in Science & Technology)’는 올해로 다섯 번째, 기초과학연구원의 ‘아트 인 사이언스’는 두 번째를 맞는다. 각 융합프로그램들은 미술관과 연구원이 갖는 성격을 넘어 다른 기능과 형태를 추가하여 여러 시도를 꾀한다. 93년에 열린 대전엑스포부터 국립중앙과학관, 기초과학연구원, 대덕연구개발특구, KAIST와 같은 상징적인 과학 관련 기관들이 밀집해있는 대전에서 개최된 프로젝트인 만큼, 자연스럽게 과학과 예술의 상관성에 관한 시민들의 관심이 표출된 전시이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항상 성공적으로 변모해왔다고는 말 할 수 없다. 과학을, 그리고 미술을 새롭게 바라보겠다는 목표에서 우리는 종종 과학과 미술의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지점을 마주하게 된다. 어쩌면 ‘융합’이라는 단어가 자아내는 일방향적이며, 결과론적인 분위기 탓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과학과 예술 사이에서 충돌하고, 의문을 던지는 과정이 융합과 수렴의 불가능성 혹은 불필요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큰 의의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융합적 기획을 연구원 내에서 자발적으로 시도해왔다는 사실이고, 다른 한 가지는 동시대 예술은 과학의 ‘기술력’이 한정짓는 범위 안에서 작용하거나 경도되기 일쑤였지만 그 부분을 탈피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전시내용
우리 눈에 비춰진 우주는 그저 까만 하늘에 별들이 흩어져 있는 밤하늘 이다. 가끔 자리를 깔고 누워, 밤하늘에 손을 내면 별빛은 우리에게 그리 멀지 않았다. 그러나 별은 헤아릴 수 없이 먼 곳에 있다. 캄캄한 장막을 뚫고 별빛이 보인다는 것은 사실 몇 광년을 건너온 빛이 내 망막에 닿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보고 있는 별빛은 우리가 감지 할 수 없는 속도로 다가오고 있기에 그 중에 몇몇은 이미 사라져 존재 하지 않는 별의 흔적일 수도 있다. 오늘날 우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허블 망원경이나 관측위성 등이 촬영한 것을 0과 1의 정보모듈로 변환해 전송한 우주의 사진으로 상상한 것들, 천문학적인 논리의 이미지 들이다. 우리는 우리의 눈 너머에서 거대하고 정한 카메라 렌즈와 분광기, 노출계 등 다양한 기계를 통해 빛을 조작하고, 우주를 우리 바로 앞까지 끌어당겨, 그 기기들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살피고 인지한다.
전시장이란 무대는 멀게만 느껴왔던 우주의 이야기를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전시는 배우에 따라 만들어진 카메라옵스큐라의 공간처럼 나타난다. 전시장 안에서 시선을 배치하여 구도를 잡고, 시점의 움직임과 작품 의미의 단편들을 편집해야만 하는 관람객들은 연극이나 영화 안의 카메라처럼 이리저리 위치를 바꿔 이동한다. 이 때, 두 작가의 작품은 가장 대중화된 시각 매체인 ‘사진’을 의도적으로 해체하고, 조립하여 우리에게 사진 이미지를 회화의 방법으로 다시 읽어보길 제안한다. 상상력이 더해진 우주 이미지들은 육안으로 보는 밤하늘과 함께 확장되며 더욱 생생하고 경이롭게 다가오지만 결과적으로 우주는 이미지로 밖에 경험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체가 아닌 그림자로 남고 만다. 우주 극장을 준비한 세 배우, ‘회화’와 ‘사진’, 그리고 ‘리얼리티’는 우주에 대하여 저 마다 사뭇 다른 입장을 제시한다. 더불어 이 연극을 보는 사람들마다 다른 각본으로 보이도록 설정된 우주극장의 무대는 관람객들이 부동의 단편연극 안에 각각의 시퀀스를 두루 돌아다니게 하여 ‘사진 속 우주’를 ‘경험의 지속’으로 남길 수 있게 돕는다.
작가정보
김수연 + 하창현(기초과학연구원 지하실험 연구단), 장상현(기초과학연구원 입자이론 및 우주론 그룹)
하나의 주제를 정한 후 관련된 다양한 사진 이미지들을 수집하는 김수연 작가는 수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다시 그 주제의 대상을 상상하고 탐구한다. 작가가 조합해 만든 이미지는 기록이자 증거로써, 거짓말처럼 보이는 주체의 존재를 강화한다. 이번 전시에서 김수연은 과학기술의 신화와 같은 노력, 예컨대 우주선을 발사해 70여개의 다른 세계를 탐사한 사실이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어둠을 꿰뚫어 보려한 열렬한 소망 등을 작품의 주제로 삼는다. 작가는 기초과학연구원의 과학자들과 대담을 나누며, 특히 본인이 실감하기 힘들고,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우주의 이야기들을 골라냈다. 김수연 작가는 레코드판 표면의 홈과 같은 궤도들 위에 훌륭하게 지어진 우주를 그녀의 상상과 다양한 매체들로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눈으로 본 적이 없는 사실(fact)과 익숙하지 않은 개념들은 분장되어 무대 위에서 재구성되고, 연출되는 종합적 단계들을 거쳐 전시장의 한 공간을 차지한다. 그리고 작품 외피의 균열이 구별될 만큼 다가섰을 때, 김수연이 만드는 리얼리티가 비로소 현실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손경환 + 김영임, 최지훈 박사(기초과학연구원 액시온연구단)
회화와 설치를 통해 SF적인 상상력의 틈새를 비집는 손경환은 특히 무수한 색의 점들, 흩뿌려진 시각 정보의 흔적들을 화면 위에 펼쳐내고 있다. 점묘기법을 통해 사람의 눈이 아닌 기계로 보는 화면처럼 병치 혼합된 R.G.B 색상의 점들은 형상과 점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회화 시리즈 <유령들의 시간>은 어릴 적 열심히 바라보던 착시효과 그림책이나 혹은 맑은 날의 밤하늘처럼, 마치 손에 잡힐 것 같은 가시감을 드러낸다. 또한 작업은 아날로그적이지만 모니터 위에 펼쳐지는 원격현전(Tele-presense)과 같은 디지털적 감성을 균형 있게 담아낸다. 현대과학이 별의 감광 현상조차 우주에서 지구로 명확히 중계하는 기술 등에 익숙해진 디지털 감성은 그의 최근 설치작품인 나 <1.3초의 영역에 대한 오러리 모델>에서도 나타난다. 이러한 아날로그적인 매체와 디지털 감성의 교차 안에서 작가 그리고 우리는 물리적이고도 육체적인 스스로의 한계 안에서 가늠해볼 수 있는 ‘관념의 우주’를 상정한다.
주최 및 후원 : 대전시립미술관/기초과학연구원
출처 : 대전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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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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