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아트스페이스
2016년 11월 8일 ~ 2016년 11월 14일
INARAJAN_oil on canvas_162,2x130,3cm
1 / 2
힘과 사유의 화면
여행을 한다는 것은 낯선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켜 자신이 일상적으로 속해 있던 공간의 힘을 배제하고 새로운 공간과의 상호작용을 일으키기 위함이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의 틈입으로 말미암아 여행자의 정서와 이성은 다양한 방향으로 진동하며 펼쳐진다.
유리호는 여행했던 자연풍경을 소재로 작업한다. 유리호는 자신의 작업을 “감성과 경험”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연은 대기, 온도, 색 등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외현화 한다. 유리호의 작업은 자연과의 대화 그 자체의 면모를 화면에 집어넣고자 한다. 직접 대면하여 얻어진 체험은 숨이 죽지 않은 날 것으로 보여줄 때 더 생동감이 넘친다. 아울러 빠르고 격하게 표현한 자연은 곱게 다듬어진 것보다 훨씬 생명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유리호의 화면이 표현적인 이유는 자연과 일치된 감흥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의 소산이다. 여행지의 지각을 바탕으로 표현적 태도에서 그려낸 작가의 풍경들은 감정들로 충일하며 격렬하다.풍경을 훑고 지나가는 작가의 과격하면서 활달한 붓질은 화면을 요동하게 만든다. 보는 사람을 들뜨게 만드는 저돌적 태도로 표현된 공간은 시간의 농축과 흐름을 품고 있다. 감성의 발산이 이루어진 풍경에 유리호는 사람을 삽입한다. 풍경의 농밀한 시간과 인물의 결합을 통해 체험의 여러 시점과 다양한 내면적 반응들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작가의 화면에서 교직되고 있다. 바람, 색,흔들림 등으로 요동하는 자연의 면면들과 시시때때 조우하는 감동의 순간들이 인물의 위치나 자세 등에 의해 교우되도록 작가는 각각의 요소들을 조절한다. 무용가가 동작으로 의도한 바를 표현하듯 유리호도 여러 가지 몸의 형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다. 작가의 분화된 몸짓 이미지들은 물 속, 산, 계곡 등의 공간에 포개짐으로써 자연과 합체하면서도 부유한다.
작가는 얇은 인체형태를 체험한 공간에 얹음으로써 자연을 손상시키지 않고 하나이면서 두 개인 공간을 만들고 있다. 상이한 공간의 조응적 결합을 지향하는 콜라지 방식으로 그림에 붙여진 인물들은 풍경과는 다른 공간적 체계를 갖고 있다. 원근적으로 그려진 여행지의 공간과 달리 중요성이나 감성강도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면모를 인물들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들은 심리적 체계에 의한 공간성에 속한다. 디아스포라(deaspora)의 표리(表裏)적 갈등양상을 띠고 있기도 한, 표현된 공간의 몫에 맞지 않은 크기의 인체들은 그들이 풍경의 부분이 아님을 시사한다. 유리호는 여행의 외연과 내연을 풍경과 인물로 이루어진 혼성적 표현구조를 통해 집합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화면은 시점적으로 보이는 자연과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이질적이고 유리(遊離)적인 속성을 가진 변동적 통합성으로 변환된다. 작가가 화면에 붙인 인물들은 자연에 대한 자신의 존재이자 의견이다. 구체적인 표정이나 세부적인 몸의 상태가 감춤으로써 인물들이 견해를 함유한 상태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작가는 암시한다. 또한 인체의 크기가 각 장면의 장소의 절대적 크기보다 항상 크다는 것은 응축된 생각활동적 태도의 중요함에 대한 표징이다. 유희와 관조의 공간으로서 자리하는 풍경에 감상의 주체자인 사람이 들어간다는 것은 유희와 참여가 결합된 플라뇌르(flâneur)적 상황을 만들어 낸다.또한 다층화된 상태로 조성된 풍경과 인물들로 인해 유리호의 화면은 풍경 이외의 파생적 담론을 발생시킨다.
관조의 대상인 풍광에 생각을 몸짓의 형태로 바꾼 인물이 결합되면서 화면은 감상과 사유의 장으로 동시에 기능한다. 유리호는 작업을 통해 “환경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적극적 표현결기로 이루어진 풍경과 정서적이면서도 사색의 노정태인 인물들이 화면에서 상호적으로 파고드는 얼개구조로 결합되고 있는 화면은 그러한 바람의 발현태인 것이다. 들뜬 상태에서 이격하며 결속하는 자연과 인물이 풍겨내는 관계적 사려(思慮)는 표현의 골들 사이로 이리저리 부딪치고 흔들리며 화면을 넘어 확장한다. 표현적 공간과 작가의 마음이 드리운 심리적 공간이 만들어내는 심연적 얽힘을 통해, 자연을 감상만 할 것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과의 환경적 관계를 숙고하며 살펴보기를 유리호는 감상자에게 제안한다. / 이영훈(미술박사)

낯선경계, oil on canvas, 40.5x130.3x97cm

사각지대1,oil on canvas,90.9x72.7cm
출처 - 사이아트스페이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12:00 - 18:00
화요일 12:00 - 18:00
수요일 12:00 - 18:00
목요일 12:00 - 18:00
금요일 12:00 - 18:00
토요일 12:00 - 18:00
일요일 12:00 - 18:00
휴관: 없음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