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291
2015년 11월 24일 ~ 2015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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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너머의 ‘이-미지未知’
우리는 이미지의 본성에 관하여 사유함에 있어서,
하나의 “미끄러짐”의 위험 앞에 서 있다.
– 사르트르
윤석원은 그의 첫 번째 개인전, <imaginary beings>에서 이미지의 존재, 혹은 존재의 이미지를 찾아 나선다. ‘이미지’, ‘존재’는 보편적인 개념이고, 이미지와 존재에 대한 이해는, 그 자체에서 파악하고 있는 모든 것들과 함께 이미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단일한 의미로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다. 윤석원의 <imaginary beings>는 무엇으로도 환원될 수 없는 형상 그 자체를 제시하고 있고, 관객은 의미의 해석에서 계속 미끄러질 수밖에 없는 ‘벽’에 부딪힌다.
흔히 사진이미지라고 불리는 ‘사진’을 볼 때 우리의 의식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하나는 사진의 구도와 칼라, 소재 등 형식적인 요소를 통해 사진의 메시지를 분석하고 파악하려는 지각의 활동이다. 또 하나는 지각이 아닌 ‘상상’하는 태도로, 사진의 형식적인 요소들을 활성화하여 어떤 이미지를 ‘지향’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의 차이란 무엇일까. 하나의 사진을 단지 분석적인 대상/사물로 지각할 때는 궁극에는 종이/인화지만 남게 되지만, 이미지로 지향할 때는 새로운 형상이 된다. 한 장의 사진은 종이에 그칠 수도 있고, 상상이미지로 활성화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르트르는 이를 각각 ‘지각’과 ‘이미지’로 구별하였고 이는 서로 다른 지향적 활동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요컨대, 사진은 관객의 지향성에 따라 분석의 대상이 될 수고 있고, 상상이미지로 생성될 수도 있다. 윤석원의 <imaginary beings>는 그 두 가지의 갈림길을 내준다. 하나는 쉽게 해석이 끝나버린 마감된 된 벽을 보여주고, 또 하나는 벽의 흔적들에서 계속 생성되는 환영의 길이 그것이다.
우리말의 ‘이미지’와 ‘상상력’의 연관 관계보다, 영어의 ‘이미지(image)’라는 단어는, ‘이미지를 만드는 능력(imagination)’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상상력(imagination)이라는 개념은 고대 희랍의 판타시아(phantasia)를 어원으로 하는 라틴어 ‘imaginatio’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상상, 환상, 환영, 가상은 ‘~처럼’ 여겨지기는 하나, 실제로 출현하는 법도 없고, 어디로 사라져버리는 것도 아니며, 그 ‘어떤 무엇’으로 알 수 없는 곳에 남겨지는 것들이다. 즉 흔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그 흔적은 파악될 수는 없고 결코 지워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재록양피지에 새겨 진 읽을 수 없는 문자처럼 말이다. 해독이 불가하기에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들을 제시하고, 개념화 될 수 없기에 역으로 보존되는 이것은 무엇일까.
윤석원은 사진을 보는 방법, 혹은 사진의 존재론을 두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가상의 존재들imaginary beings’인 사진이 단순히 화석화된 존재인가, 아니면 유령처럼 다른 형상으로 변화하며 계속 살아가는 존재인가. 사진에서 본질을 끄집어내야 한다고 재촉하는 이에게는 결코 보여 지지 않을 ‘이-미지(未知)’의 다른 존재 방식들 – 부재 혹은 비존재로서 상상하는 의식 차원에서만 개시되는 자발적인 이미지를 윤석원의 사진에서 보게 된다. 작가의 말처럼 “어느 곳에서든 가상의 존재가 살고 있고, 우리가 그것을 상상할 때 비로소 그들은 생명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윤석원의 사진은 그러한 이미지 너머의 이미지의 세계를 열어주며 흔적으로만 남겨지는 재록양피지이므로, 우리가 상상력의 용적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때 드디어 말을 건네올 것이다.
/ 글 : 최연하(전시기획자, 사진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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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공간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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