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레퍼런스
2024년 9월 27일 ~ 2024년 10월 12일
사회는 다양한 이질적인 존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갈등과 불안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불안은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으로, 종종 그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다는 특징이 있다. 심리학자 스탠리 래크먼(Stanley Rachman)은 불안을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위협에 대한 긴장감으로 정의했고,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그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불안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불안에 주목한 작가 윤장호(b. 1994)는 기계적 과정을 통해 인간의 본능적 행위를 비인간적인 것으로 비유하며 입체 및 설치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그의 국내 첫 개인전 《가시가 된 껍데기는 Thorns Where a Shell Once Was》에서는 보이지 않는 감정이 개인과 집단을 형성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상황이라도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깨닫고, 그 핵심에 자리한 불안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복잡한 기계적 구조와 반복되는 패턴을 통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기계의 특성과 기술에 대한 공포를 자극하거나, 날카로운 형태와 물리적 위협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전시장에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또한 구조적인 위압감과 작동하지 않는 기능의 모호함 등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요소를 연결하여 다른 존재를 이해하도록 이끌어준다.
전시장 안에서 줄곧 느끼는 불안은 부정적 인식이 강하지만 생존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위협이나 위험을 인식했을 때도 불안은 발생하며 이는 우리가 경각심을 가지고 외부의 공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윤장호는 개인의 고민에서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존재의 얽힘을 풀어내며 그 어떠한 존재도 순수하고 독립된 것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적으로, 규칙적인 배열에서 불명확한 형태로 작품과 전시장의 분위기를 전환하며 하이브리드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갑각류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껍질을 벗고 가장 나약해진 시기를 지나야 성장한다고 한다. 무수히 상처 입고 일그러진 존재가 모인 긴장 가득한 사회 속, 윤장호의 작업은 가시가 된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불안으로 곤두서있던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주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참여작가: 윤장호
서문: 고결
그래픽 디자인: 팽민욱
도움: 박진성, 안성무, 강지호, 김소정, 김가은
촬영: 신유진
주최.주관: 윤장호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출처: 더레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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