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DDF
2026년 8월 22일 ~ 2026년 9월 8일
사진은 대상을 기록하고 재현하는 매체이지만, 동시에 직접 감각할 수 없는 것을 탐지하고 다른 형태로 변환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물리적 대상은 사진을 통해 이미지와 데이터가 되고, 지나간 시간과 사라진 존재는 기록된 이미지와 기억의 파편으로 남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환을 거쳐 도달한 이미지는 결코 대상 그 자체일 수 없다. 변환의 과정에서 신호는 손실되고 왜곡되며, 사진은 대상과 이미지 사이의 간극을 끊임없이 드러낸다.
《신호 없는 레이더》는 이러한 불완전한 감지와 변환의 과정에서 출발한다. 레이더가 보이지 않는 대상을 향해 신호를 보내고 되돌아오는 반응을 통해 그 존재를 추측하듯, 사진 역시 대상이 남긴 흔적을 수집하고 그것을 이미지로 변환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감지되는 것은 명확한 대상이 아니라 신체의 움직임, 데이터의 흔적, 사라진 시간과 기억처럼 불완전하게 남겨진 신호들이다.
〈Transmitter to Object〉는 인간의 신체와 디지털 데이터가 교차하는 지점을 다룬다. 클릭하고, 드래그하고, 타이핑하고, 화면을 응시하는 반복적인 움직임 속에서 신체의 감각과 행위는 데이터로 변환된다. 이렇게 비물질적인 상태가 된 신호는 다시 사진과 영상, 사운드와 물리적 오브젝트로 돌아온다. 이 과정에서 신체와 데이터, 이미지와 물질은 서로를 끊임없이 변환하며 하나의 순환 구조를 만든다.
〈Water Photo Automat〉은 반대편에서 이미 지나가고 사라져버린 것들의 흔적을 더듬는다. 사진 속에 남겨진 한 장면과 희미한 기억의 파편을 부표 삼아 사라진 대상을 다시 현재로 불러오고자 한다. 그러나 과거의 대상은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사진이 붙잡은 것은 시간이 아니라 시간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파편이며, 이미지는 기억을 복원하는 동시에 그것이 복원될 수 없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하나는 현재의 신체에서 신호를 보내고, 다른 하나는 과거로부터 남겨진 신호를 수신한다. 그 사이에서 사진은 현실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기록 장치라기보다, 이미 사라졌거나 직접 감각할 수 없는 것을 계속해서 탐색하는 레이더에 가까워진다.
그러나 이 레이더가 향하는 곳에는 완전한 신호가 존재하지 않는다. 남아 있는 것은 변환되고 손실된 데이터, 불완전한 기억과 이미지, 물질과 비물질 사이를 떠도는 흔적뿐이다. 《신호 없는 레이더》는 그 희미한 흔적들을 감지하고 수집하여 다시 하나의 형상으로 만들어보려는 시도이다.
참여작가: 윤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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