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DDF
2024년 10월 9일 ~ 2024년 10월 26일
빛으로부터 시작된 사진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바라보는 행위로부터 시작되었다. ‘본다’라는 행위는 카메라라는 기계를 통해 보이는 대상을 더욱 정확하고 선명하게 응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과학으로 점철된 기술은 개념적이거나 문화적인, 또는 신기루와 같은 대상들을 응시하지 않게 되었다. 과학의 정합성 위에 세워진 서구문명 구조는 신기루와 같은 유령들을 더 이상 품지 않는다. 카메라가 응시해야 하는 대상은 빛의 반사가 가능한 전자기적으로 안정된 형태일 뿐이다.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며, 결코 되돌아갈 수도 없고, 멈춰서 무언가를 응시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기록되지 않은 것들은 쉽게 사라져버린다. 그러나 기록은 시간을 파편화하고 대상을 변질시킨다. 흩어진 흔적들을 모아 과거를 현재로 불러오는 역할을 하지만, 사진으로 기록된 장면은 마치 기억의 환영과 같다. 비록 사진이 시간을 정지시키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왜곡된 순간의 기억을 만들어낸다. 이미지로 기록된 장면은 기억한다는 환영을 불러일으킬 뿐이며, 그 순간들은 마치 부표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 떠다닌다.
사진을 통해 무언가를 다시 불러오려는 시도는 결국 환영을 수집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환영은 명확한 기록이면서도 동시에 유령처럼 희미한 기록으로 기억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주변을 더듬어 상상할 수밖에 없다. 물리적으로 가져오거나 재현할 수 없는 대상들을 사진이라는 데이터로 시각화하는 과정은 파편을 수집하는 행위와 같다. 잊혀져 유령이 된 자들로부터 남은 파편들을 부표로 삼아 희미한 흔적을 더듬는다. 이를 통해 채집하고 수집하며 다시 조직하여 무언가를 만들어내려 한다.
<워터 포토 아우토맛 Water photo automat> 작업은 한 장의 이미지로부터 촉발된 희미한 경험을 이미지로 구현한다. 이러한 과정은 현실에서 증발해버린 이들을 다시금 현재로 불러오려는 시도를 의미하지만, 그 모습은 온전하지 않다. 그것은 흘러간 시간에서 끄집어낸 파편일 뿐이며, 부서진 파편들을 모아 현재로 불러오려는 시도일 뿐이다. 도시라는 공간에서 배회하는 자들, 부표처럼 떠다니는 작은 흔적들을 모아 시각적 형상으로 불러오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시도는 카메라가 기록할 수 없는 대상과 그것들의 시간과 흔적을 붙잡고자하는 무용한 몸부림이다.그 과정에서 우리는 사진이라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이미지가 오히려 판타지적이라는 역설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이미지는 결코 완전한 재현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그 자체로 유령 같은 실체 없음을 증명하는 행위이다. 이는 망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끊임없이 그 불가능성에 도전하는 과정인 셈이다.
작가소개
1987년 서울 출생, 현재 서울과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동시대 사진의 현대적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양한 디지털 그래픽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활용하여, 사진으로 캡처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와 피사체를 탐구한다. 특히, 디지털 매체의 매끈한 표현력과 실재하는 세계의 물질성 사이의 상호 작용에 대해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
신체 감각을 통한 지각과 사물, 그리고 이것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는 사진의 한계성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을 사진의 형태로 제작하고 있다. 디지털 이미지가 재현할 수 없는 물질로서의 사진과 물질로서 재현되는 사진간의 낙차를 작업의 주된 방향성으로 가지고 있다.
참여작가: 윤태준
도움: 송재근, 정영돈, 배형조
설치: 정한결
후원: 스페이스 디디에프, 광주문화재단 2024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11:00 - 19:00
화요일 11:00 - 19:00
수요일 11:00 - 19:00
목요일 11:00 - 19:00
금요일 11:00 - 19:00
토요일 11:00 - 19:00
일요일 11:00 - 19:00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