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밈
2020년 9월 2일 ~ 2020년 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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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야한 것이 싫고 정제된 것으로 살고 싶다.
쓰레기나 거적은 싫다. 함부로 지껄여진 것은 싫다. 쓰레기처럼 나뒹구는 것들은 싫다. 고요하고 얌전한 숨을 곳으로 가고 싶어. 우리는 삶의 복지를 아는 사람들이다.
매일 온갖 것을 생각한다. 각축이 가깝고 멀다. 그리기라는 것은 우리의 삶을 더욱 무용하게 한다. 그리기는 실상 교양적 취미다. 자식들과 경제와 chores.. 이것들을 물리고―문제없이 하였고―땅바닥을 들여다보거나 휘적거려보는 일, 붓질을 하거나 하릴없이 긁어대는 일에는 예의가 필요하다. 작정해서 표현 같은 것을 해보려는 일은 더 그렇다.
우리가 아직 건강했을 때 삶의 친근함과 친화성이 생을 은혜로운 것으로 충만하게 보이게도 하였었다. 혹은 우리들 중에 근면을 일찍 깨달아 지난한 항해를 이어서 온 이들이 있다. 붓을 휘두른다거나 무엇을 그려보려고 하는 것―꽃잎이나 풀포기라든가 돌, 흙바닥, 풍화될 잎사귀, 잡초, 수풀, 건초, 널린 지저분한 것, 보잘 것 없는 나뭇가지, 버려진 깨진 것, 떨궈진 작은 열매, 이런 것들을 들여다보는 일이라면 여간한 예절이 필요하지가 않다.
그리기 말고는 대신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하게 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 것은 없다. 이를테면 거기에는 청승이나 표현의 욕구나 자신감 같은 것이 있다. 성실의 요구와 동기, 헛일을 하거나 쓰레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는 마음이 있다. 그리기에는 제품으로의 사물성을 엄중히 하는 것,―이 세상의 매너중 하나다―그것을 대하는 예의와 신실함, 그리고 난잡한 매일의 지껄임도 있다. 난잡한 매일의 지껄임은 충실과 근면을 중시하는 일이고 쓰레기와 거적을 소중히 하는 일이다.
또한 그 표면을 흘기며 지날 때(glance) 그것이 존재론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가장 중요하다. 이것은 특별히 남사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함구되거나 발설되지 않는 작용이 더 많다. 그림은 외따로 떨어져 실로 사심과는 무관하다. 자기 삶에 연동한 그리기에 하릴없이 수긍할 이유다.
출처: 갤러리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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