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보는
2015년 9월 4일 ~ 2015년 9월 19일
이보길_시-보물섬 미디어-바이러스 부하_종이에 향_가변크기_2015_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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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길의 작업을 꿰뚫는 공통적인 모티프는 언어가 가지는 필연적 한계이다. 랑그와 파롤의 불일치와 임의성이라는 특성에서 그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의 문제점을 짚어낸다. 이미지를 통한 풍자는 그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동시에 이보길이 작가로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스스로 구성해나가는 지점이기도 하다. 다음의 세 영역으로 구획된 전시장은 작가가 추구하는 사회적 소외와 개인 정체성의 각축을 보여주며, 그 극복의 과정을 함축적으로 내포한다.
간판은 언어이며 또한 이미지라는 이중적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유희는 오늘날 매우 일상적인 시지각을 구성한다. 동시에 그 뒤틀린 간극으로부터의 날조되는 혐오와 차별은 <Bar Zen>에서 드러난다. 이는 오늘날 개인 정체성에 대한 혐오와 차별의 작동 방식에 대한 가시화다. 더불어 작가가 우리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하나의 방법이며, 암묵적으로 동의 된 통념을 마침내 인식의 차원으로 끌어들이고, 그것에 균열을 내는 시도이다.
상기한 언어의 불일치성과 임의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매체는 사전이다. 약속된 기표들의 순서를 따라 기의와는 관련 없이 일률적으로 나열된 집합 속에 이보길은 구멍을 뚫는다. 각각의 원들은 빛의 통로이며, 언어 위에 또 다른 언어를 조합한다. 새로운 맥락을 구성하는 이러한 시도는 마치 화두를 던지는 것과 같이 혐오의 작동에 앞서 그 기제를 구조화하는 심층을 관통한다.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은 작가의 자기규정을 구성하는 정체성을 타자화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작가의 자기분열은 극에 달하고 이는 쉽게 합일에 이룰 수 없어 보인다. 사회에 노출된 작가의 외면과 끝없이 갈등하는 내면은 격정적인 충돌을 이어가고, 심화한다. 결국, 이보길은 혐오와 차별의 장 한가운데 서 있다. 비로소 자신의 중심, 가장 내밀함 속으로 진입한다. 작가는 그만의 사적인 장소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론적 갈등에 대해 스스로 규정을 시도한다.
본 전시의 사회적 시선에서부터 내밀한 속마음으로 이어지는 내러티브는 온전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작가의 필사적인 시도와 궤를 같이 한다. 또한, 이를 끝없이 방해하는 언어와 사회의 구조 속에서의 유리된 자아에 강요된 소외를 극복하며, 궁극적으로는 사회와의 합일을 추구하는 이보길의 오랜 노력과 고찰의 찬란한 결정이다. 이제 그 빛과 원 안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임병기

이보길_시-보물섬 미디어-바이러스 부하_종이에 향_가변크기_2015

이보길_Bar ZEN_LED_70x70x10cm_2015
출처 - 갤러리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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