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씽이즈리얼
2023년 4월 21일 ~ 2023년 4월 30일
세라믹 설치 작품 <Future-Past City 퓨쳐-패스트 시티> 시리즈는 빠르게 성장한 아시아 지역 개발도시들의 일면을 담고 있다. 이 도시들에는 정부의 개발 정책하에 세워진 초고층 건물들, 건축가의 야심 찬 도전을 실체화한 미래형 스트럭쳐, 재개발을 앞둔 구시가지, 구획화된 도시 계획으로 인해 드문드문 끊긴 골목길, 하천, 녹슨 다리들이 곳곳에 자리한다. 계획적으로 정돈된 직선형의 프레임들 사이로 아스라이 연결되거나 끊어진 비정형적인 곡선들이 무방비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옛 시대의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아시아의 특정 지역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소수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혼종된 문화와 언어를 주제로 작업하며 이 중 몇몇 도시에서 몇 개월씩 머물렀다. 리서치를 위해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작업의 배경이 될 촬영지를 찾아다니기도 하는데, 그렇게 한 도시 안을 수차례 오가다 보면, 도시마다 고층 건물과 랜드마크의 위압감은 여전할지언정 실상 어느 도시도 옆 도시와 같지 않음을 확연히 느끼게 된다. 이 차이는 도시 건축이나 구획의 독창적인 디자인보다 거리의 표지판, 길거리음식, 지나치는 사람들의 속도와 표정에서 비롯한다. 그래서 우리는 도시의 특성을 되새길 때 건물만 따로 오려내어 떠올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작품의 배경으로 어느 나라의 도시를 특정할 때, 건물의 외관과 위치, 높이, 건축적인 특이성을 조사하곤 한다. 도시의 건물은 이정표로 작용하며, 직사각, 정사각, 삼각, 원, 유기적인 선의 형태가 아이콘처럼 뇌리에 남는다. 건물은 ‘도시에 붙잡혀 붙박인 것’이고, 미래를 꿈꾸는 누군가에 의해 지어졌으나 미래지향적일 수 없다. 따라서 늘 과거를 향해있는 표식이고 지표다. 낡게 바래고 녹이 슬어갈 예견된 변화마저 과거의 단상에 얽매여 비추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허물어지기 전까지, 혹은 재개발의 여파로 탈바꿈하기 전까지는 지도가 바뀌는 속도보다 느릿하게, 땅속 깊이 파묻혀 유물이 된 도자 그릇만큼이나 오랜 세월 이정표에서 유적지로 바뀌며 자리를 지킨다.
이소영은 한 지역의 문화와 생활방식이 개인의 역사와 갈등, 감수성과 관계하는 단면에 관심을 두고 작업한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한 중앙아시아 고려인 디아스포라 프로젝트 이후, 이주와 정주, 상주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개인이 경험하는 일상의 딜레마에서 찾고자 하며 영상, 설치, 퍼포먼스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로 이주민, 이주노동자, 디아스포라의 언어와 정체성을 다루어왔다. 개인전 《차라리, 서로, 역시, 그래도, 있었습니다》 (2021, 온수공간)를 개최했고, 《좋은 삶》 (2018,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 《Every Step in the Right Direction》 (2019, 제6회 싱가포르 비엔날레)에 참여했으며, 최근 연극 《그러한 의지: 5막 7장에서 8장까지》 (2023, 나온씨어터)의 대본을 쓰고 연출했다.
참여작가: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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