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공간 리:플랫
2019년 4월 19일 ~ 2019년 5월 11일
이옥토 작가는 사진을 반투명처럼 여긴다고 말합니다. "실재와 허구가 측정값을 알 수 없이 뒤섞여 있는 마블링에 종이에 덮었다 떼어낸 것과 같다고 종종 느껴요."라고 고백합니다. 우리는 이 표현이 참 좋았습니다. 사건, 기억, 시간으로부터 끊임없이 반대로 향해가는 순간들 속에서 잊히는 것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어떤 것들을 이름하는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이루어낸 것이라면, 지나간 사건들에 녹아있는 진실,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는 그때의 감정과 조금씩 사라져가는 기억들을 채우는 상상들 사이에서 나는 오롯이 100%만의 진실로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옥토 작가는 측정값의 모호함을 나타내는 '반투명'이라는 단어에서 지나간 사진들 속에 남아있던 순간들을 발견합니다.
여러 개의 층이 쌓이면서 불투명으로 채워지는 순간들 위에 다시 현실이라는 투명, 그리고 그것이 다시 반투명한 것들로 사라진다면 다시 그 위에 투명을 덧입혀서 조금씩 조금 더 투명한 지금으로 만들어 나가면 되지 않을까라고 독백하는 작가의 글을 읽으며 아주 작은 이 순간이 가진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봅니다.
혹자는 사진이 이미 '존재했음'을 기록하는 매체이므로 사라짐을 말한다고 이야기합니다만, 어떤 이들은 이미 사라진 순간들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어쩌면 사진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구원을 가리키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작은 시간, 무심한 공간들이 이옥토의 눈에 들어온 순간을 담아냅니다. 그렇게 다시 이옥토의 시선으로 '반투명의 순간들'을 생각합니다.
출처: 리: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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