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지우헌
2025년 9월 3일 ~ 2025년 10월 18일
독일 뮌헨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작가로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진의 국내 세 번째 개인전이 9월 3일부터 갤러리 지우헌에서 개최된다. 전시 제목인 《부드러운 야생(Soft Wild)》은 한국과 독일 문화가 혼재된 작가의 정체성이 만들어낸 독보적인 회화의 힘을 담고 있다.
1980년 한국에서 태어난 이유진은 세종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으나 정형화된 교육 방식에 답답함을 느껴 자퇴한 후 2004년 독일로 떠났다. 뮌헨미술원(Academy of Fine Arts Munich)에서 독일 모더니즘의 거장 군터 포그(Günther Förg) 교수의 지도 아래 회화 전공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베를린의 대표 미술 행사인 'Gallery Weekend Berlin'(2021)과 스위스 취리히의 실험미술 중심 공간 'Lemoyne Project'(2022)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15회의 개인전을 열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독일 국가예술기금(2021)을 비롯해 각종 공공기관의 지원금을 총 7회 받았으며, 이는 작가의 역량이 일찍이 해외에서부터 인정받았음을 증명한다. 또한 독일 바이에른주(2016)와 뮌헨시(2014, 2012)의 스튜디오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3년에는 제1회 키아프(KIAF) 하이라이트 작가로 선정되며 아시아 미술계에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했다.
이유진에게 독일에서 활동은 본인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시간이었다. 낯선 문화권에서 모국인 한국의 뿌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이때를 그는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을 나누다 포기했다. 나의 작업은 경계 위에서 줄타기하듯 위태롭게 균형을 잡는 과정 자체가 되었다”라고 회상한다.
이러한 경험에서 나온 핵심 개념인 '경계 지점'을 이번 전시에서 다룬다. 전시 제목의 '부드러움'은 모호하고 꿈결 같은 색의 질감을 뜻하고, '야생'은 그림에 반복해서 나타나는 인간과 동물,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을 의미한다. 두 개념은 서로 대립하기보다는 긴장감을 유지한 채 조화를 이루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낸 이질적인 풍경 덕에 작품이 특별해진다.
이유진은 캔버스를 바닥에 눕혀놓고 스케치 없이 즉흥적으로 그린다. 이러한 방식 덕에 몸의 기억과 그 순간의 감정을 캔버스에 바로 옮겨 놓을 수 있다. 그는 평소 "그림 속 선들은 경계가 아닌 열린 통로다. 안과 밖, 형상과 배경의 구분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서로에게 융합된다"라고 말했다.
이유진은 한지와 캔버스, 아크릴과 유채 물감, 오일 파스텔 등 동서양의 재료를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특히 한국에서 직접 공수한 부드러운 질감의 장지로 캔버스 면을 감싸고, 그 위에 서양 물감을 얹는 화법이 대표적이다. 곁들이는 재료로 광택 성분이 들어간 물감과 오일 파스텔은 작품의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한층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전시는 미공개 신작 12점을 포함해 총 25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대표작 ‘연못의 정령(The Spirit of the Pond)’(2025)은 옅은 푸른색을 배경으로 연못과 하늘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신비로운 분위기로 포착한 작품이다. ‘빛의 뿌리(Roots of Light)’와 ‘바다 나무(Ocean Tree)’(2025)는 잠재의식 속 풍경을 독특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파도가 요동치는 것 같은 하늘과 웅장한 나뭇가지가 캔버스를 가득 채운 것이 특징이다. ‘양귀비꽃(Traumfrüchte)’과 ‘꿈의 과일(Traumfrüchte)’은 다른 작품들과 달리 진한 붉은 색을 사용해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이 부각되는 작품이다.
이와 함께 도자 작품 2점과 드로잉 6점,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운 판화 에디션도 선보인다. 판화 에디션은 전시 기간 중에만 30점 한정 판매된다.
참여작가: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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