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O
2023년 12월 15일 ~ 2024년 1월 19일
‘다층적 탐색을 통한 시간의 서사화’
“시간은 서술적 양태로 엮임으로써 인간의 시간이 되고,
이야기는 그것이 시간적 실존의 조건이 될 때 그 충만한 의미에 이른다.”
Ricoeur, P.1 (1983). Temps et récit. Editions du Seuil.
이윤희 작가는 그동안 서양의 종교/신화적 세계관과 서사의 집대성인 단테의 ‘신곡’(神曲)을(모티브로) ‘삶의 역경을 극복하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한 소녀의 무용담’을 정제된 이미지들로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였다. 이번 개인전 『Palimpsest, 다층적 탐색 통한 시간의 서사화』 를 통해 작가는 기존에 다루었던 백색을 넘어 물질이 지닌 물성에 집중하고, 신곡의 작업에서 벗어나 좀더 확장된 이야기 하고자 한다.
‘Palimpsest’ (펠림세스트)는 여러가지 의미를 지닌 단어이다. 글자를 지우고 그 위에 다시 글을 쓸 수 있도록 만든 양피지(羊皮紙 ) 라는 의미와 다층적인 것을 나타내는 어원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오래전에 퇴적 되었으나 새로운 퇴적 환경과 평행을 이루지 못한 채 남아 있는 퇴적물을 의미하는 지질학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 또한, 19 세기 영미 여성작가들의 문학을 비평하는 이론으로 당시 까지 남성들이 주류가 됐던 문학 행위 속에 참여하는 여성 작가들이 느꼈던 불안, 저항성을 표출하는 공간을 의미하는 문학 비평적인 의미도 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의미를 가진 ‘Palimpsest’ (펠림세스트)라는 단어에서 시작한 이번 전시는, 서사를 좀 더 다층적으로 표현하고 흙을 다루는 작업 과정 자체에도 집중한다. 이전 작업은 흔적이 남는 것을 지우고 완전무결(完全無缺)함 추구하였다면, 아무리 지워도 작업위에 남는 흔적과 층을 통해 매체의 다층적인 면을 탐색한다. 그래서 흙과 이미지를 쌓아 올린 후 깎아내고 남은 흔적들은 지웠다. 그리고 이 과정을 수 없이 반복하며 작품 위의 이미지는 점점 늘어나게 된다. 늘어난 이미지들은 이야기들이 축적되는 시간, 또는, 그 시간 에 남은 감정과 깨달음이 인쇄된 작가의 고백처럼 느껴진다
1 폴 리쾨르(Paul Ricœur, 1913년 2월 17일 ~ 2005년 5월 20일)는 프랑스의 철학자이다.
참여작가: 이윤희
출처: T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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