솅겐갤러리
2026년 7월 9일 ~ 2026년 7월 23일
우리는 대상을 언어로 이해하기에 앞서 온몸으로 감각하며 기억하고, 형태를 마주한 뒤에야 비로소 의미를 부여한다. 일상 속에는 아직 어떤 틀로도 범주화되지 않은 감정과 기억, 명확히 규정할 수 없는 모호한 경험들이 늘 존재한다. 이 잔여물들은 휘발되지 않고 우리 안에 머물며, 새로운 인식의 층위를 만들어낸다.
전시 [이전의 것들] 은 바로 이러한 '이전'의 시간에 주목한다. 여기서 '이전'은 단순히 흘러간 과거를 의미하지 않는다. 하나의 의미로 고정되기 전의 유동적인 상태이자, 변화가 시작되기 직전의 원초적 감각이며, 무엇이 되어가는 과정(becoming) 그 자체를 뜻한다.
전시에 참여한 세 명의 작가는 서로 다른 재료와 조형 언어를 사용하지만, 모두 보이지 않는 경험을 시각화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언어는 문자 이전의 감각으로 환원되어 형태와 리듬으로 다시 태어나고, 전통 장례 의례의 상징은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가 아닌 관계와 기억을 사유하는 매개가 된다. 반복되는 손의 움직임은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노동을 넘어 시간과 감정을 축적하는 수행적 행위로 확장된다.
유리와 빛, 문자와 상징, 시침핀과 반복된 시간은 서로 다른 물성과 방식으로 존재하지만, 모두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과 기억을 담아내는 그릇이 된다. 작품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감각을 일으키고, 설명하기보다 머물게 하며, 관객 각자의 경험과 조용히 만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
오늘날 우리는 속도감 있는 이해와 명확한 규정에 익숙하다. 하지만 삶을 이루는 본질적인 순간들은 대부분 논리가 아닌 몸의 기억으로 남는다. 상실과 관계, 기억과 희망은 결코 하나의 언어로 규정될 수 없으며, 서로 다른 층위에서 부단히 새로운 의미를 생성해 낸다
참여작가: 김성현 (Kim Seong hyun), 라유 (Rayoo), 지용 (Ji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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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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