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잠실
2021년 1월 28일 ~ 2021년 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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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어진 시간을 풀어 다시 쓰는 심장’
엉켜있던 실타래를 살살 달래서 풀어감과 동시에 다시 감아 크고 둥근 덩어리의 실 뭉치를 만든다. 그런 다음 실 한 가닥의 끝을 잡고 고리를 만들어 엮어간다. 그렇게 하다보면 어깨도 아프고 눈도 침침하고 손가락에는 어느새 물집이 잡혀있다. 하다가 너무 힘들면 잠시 쉬다가 숨을 고르고 다시 멈추었던 실을 엮어 나간다.
이 행위는 마치 전지전능한 창조자의 창조행위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생명의 출발점, 생명의 창조성 같은 것, 내가 만든 심장은 물질인 심장(염통)이 아니다. 생명체 존재의 상징인 심장이다. 나를 위한 그리고 또 다른 나를 위한 심장.
-작가노트 중-
김치 같은 심장, 심장 같은 김치. 이현정.
아트잠실은 2021년 1월28일부터 2월17일 까지 자신을 반영한 사물을 통해 강한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전달하고자 설치, 회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이현정작가의 개인전 [숨:의미심장] -엉클어진 시간을 풀어 다시 쓰는 심장- 을 주최한다.
작가는 작품을 제작하기에 앞서 과거로부터 현재의 자신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은 회화작품 ‘김치’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전통적인 오일 페인팅의 형식을 취한 ‘김치’는 그저 침묵하고 순응하는 삶을 살아오던 작가가 다시 작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자신의 행위와 신념에 대해 확신을 가지기 위하여 스스로를 씻고 자르고 염장하는 과정을 거쳐 온갖 양념에 버무린 후 그릇에 담기기 전 도마 위에서 배를 가른 채로 모습을 드러낸다.
숨죽여 절여있지만 갓 잘려져 조금 흐르기 시작한 김칫국물은 너무나 신선하고 당당하게 느껴진다. 자신의 속을 다 내보이고 우리 앞에 펼쳐 져 있지만 우리 신체의 모습을 연상시켜 마치 내 속을 거꾸로 들여다보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절여진 김치는 질겨지고 강한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 숨을 죽이려고 했지만 더욱 강하고 질겨지는 경험은 지나온 작가의 삶의 과정에서 죽을 것 같이 힘들지만 살고자하는 절박함이 항상 함께 했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자신의 상태를 아직은 빠져 나갈 수 없는 터널에 비유했다. 계단 밑에 설치된 ‘사용되어진 시간’에서는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가는 영상이 보이다가 어느 정도 끝에 다다랐다고 생각될 즈음 거꾸로 되감아져 시작지점으로 돌아오는 상황이 무한 반복된다. 12시간 마다 반복되는 괘종시계 바늘의 움직임처럼.
이번 전시 [숨:의미심장]은 작가의 자의식의 변화과정에 주목하여 기획되었다. ‘숨’은 살기위한 최소한의 행위이기도 하지만 김치를 그릴 당시 과거의 이현정이다. 우리는 김치를 절일 때 숨죽인다고 한다. 또한 작가의 지나온 숨죽인 삶을 암시하기도 한다. 김치를 그릴 당시가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작품을 통해 회복해 나가는 단계였다면 설치작품 ‘엉클어진 시간을 풀어 다시 쓰는 심장’은 지금의 이현정이다.
지인의 죽음을 애도하며 가슴이 저려 왔을 때 돌아가신 분께 상징적인 생명을 전하고자 직조한 심장은 오히려 자신을 살리기 위한 것이 되었다. 자신의 고통, 열정, 욕망, 화 등이 엉켜있는 실 덩어리를 살살 풀어 고리를 잡고 다른 고리에 연결하며 작가는 생의 에너지를 느꼈다고 한다. 실로 짜여 진 심장은 의외로 단단했으며 마치 혈관처럼 뻗어 나와 있는 실들은 다른 심장들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뜨거운 심장을 가질 때도 차가운 심장을 가질 때도 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수많은 관계 속에서 다양한 모습과 태도를 가지고 살아간다. 자신의 심장이 지금 붉지 않더라도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면 다시 붉어 질 수 있다고 작가는 생각한다. 작가는 심장을 직조하며 자신을 삶의 주체로 더 나아가 감히 생을 주관하는 창조자의 마음을 누리고자 한다.
-김수진(시각예술가, 아트잠실운영자)
참여작가: 이현정
기획,주최: 아트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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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13:00 - 19:00
화요일 13:00 - 19:00
수요일 13:00 - 19:00
목요일 13:00 - 19:00
금요일 13:00 - 19:00
토요일 13:00 - 19:00
일요일 13:00 - 19:00
휴관: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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