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6년 11월 1일 ~ 2016년 11월 6일
장용근. 60 X 90cm. pigment print.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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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식적 삶의 일상성
방이다. 침대 위 이불과 베게가 놓여있고, 작은 탁자에는 티슈와 방향제, 스탠드가 있다. 아무도 없는 방은 평범해 보인다. 그러나 천장부터 바닥까지 사방으로 늘어진 커튼과 지나치게 가지런히 놓인 이불은, 비뚤어짐 없이 놓인 탁자 위 물건들은 연극무대를 떠올리게 한다.
또 다른 방이다. 가구가 몇 개 더 보이고, 물건들이 흐트러져 있어도 이불과 베게, 카펫, 거울까지 모두 그저 일상적일 뿐이다. 하지만 노란 불빛 스탠드와 반듯한 꽃 장식, 온통 분홍으로 칠해진 벽과 천장은 앞선 방처럼 어딘가 인위적이고 연출된 듯 한 인상이다.
흔하고 익숙한 사물들로 채워져 있지만 일상의 공간이라기에는 이질적인 이 방들은 사실 여성이 성을 파는 곳이다. <보이지 않는 노동>이란 제목처럼 이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다. 실체가 있음에도 존재의 기록을 갖지 못하는 곳, 성매매 현장이기도 하며 노동의 현장이기도 한 곳이다.
사진가 정용근은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그곳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그가 택한 기록의 방식은 ‘무심하게’다. 성, 인권, 페미니즘, 자본 등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을 찍으면서도 거기에 개인의 의견이나 감정은 배제했다. 판단을 유보한 채 그저 셔터를 눌렀다. ‘어떤 이의 노동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라고 한 작가의 말처럼, 사진으로서 사람이 이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요금은 선불입니다’ 표시나 슬리퍼들 사이에 놓은 굽 높은 구두 등 몇몇 사물들을 통해, 자신의 경험 속에 익숙한 자취방 혹은 모텔의 모습이라고 인식했던 공간은 전혀 다른 공간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동시에 몇몇의 의외성을 제외하고 그곳의 모습도 자신이 살아가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은 당혹스럽다.
장용근의 사진을 통해 보이지 않던 공간과 사람, 노동의 일상성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된 이들은, 미술사학박사 백승한의 말처럼, “무비판적 수용과 비판적 거리두기, 혹은 무심히 바라보기와 적극적인 판단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판단의 유보와 즉각적인 반응의 지연은 사진 그 자체의 이미지와 그것이 주는 감성, 분위기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작가가 무심하게 기록하는 방식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용근. 100 X 150 cm. pigment print. 2016
장용근. 100 X 150 cm. pigment print. 2015
장용근. 60 X 90cm. pigment print. 2015
장용근. 90 X 60cm. pigment print. 2016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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