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963
2026년 8월 28일 ~ 2026년 12월 31일
《사랑 안의 미로》는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b. 1964)이 부산에서 처음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프랑스 아비뇽 교황청을 비롯한 아비뇽 전역 10개의 역사적 장소와 미술관에서 올해 초까지 개최된 대규모 개인전을 바탕으로 F1963의 공간에 맞춰 새롭게 구성했다. 오토니엘은 이번 전시를 "감정과 헌신, 기쁨과 슬픔이 얽혀 있는 하나의 미로"라고 설명한다. 최근 2년간 제작한 대표작 약 100여 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사랑이라는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감정에서 출발해 자연과 우주로 확장되는 그의 예술 세계를 조망한다.
전시는 야외 정원인 달빛가든에서 시작해 석천홀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사랑과 자연, 그리고 우주를 향한 하나의 여정을 펼쳐 보인다. 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은 달빛가든에 설치된 〈Gold Lotus(황금 연꽃)〉이다. 연꽃은 생명력과 재생, 치유를 상징하며, 오토니엘이 오랫동안 탐구해 온 예술을 통한 회복의 의미를 함축한다. 전시장으로 들어서기에 앞서 마주하는 이 작품은 앞으로 이어질 전시의 서사를 예고하는 하나의 이정표로 기능한다.
석천홀에 들어서면 천장 설치 조각 〈메달린 연인(Amants suspendus)〉과 〈목걸이(Collier)〉 연작, 그리고 약 4,000개의 유리 벽돌로 강의 흐름을 형상화한 〈푸른 강(Rivière Bleue)〉이 화려한 빛으로 공간을 가득 메운다. 오토니엘에게 유리는 단순한 심미적 기능을 넘어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액체에서 고체로 굳어지는 과정 속에서 생긴 기포와 불순물, 미세한 흠집을 품은 유리는 상처와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재료이다. 1993년부터 이탈리아 무라노의 유리 장인들과 긴밀한 협업을 이어온 그는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장인들의 기술과 자신의 예술적 언어를 결합하며 작품을 제작해 왔다. 이러한 협업은 단순한 제작 과정을 넘어 서로의 경험과 시간을 나누며 상처를 보듬고 회복하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 오토니엘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상처와 흉터가 치유되기를 바라며, 유리라는 매체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다음 공간에서는 꽃을 주제로 한 석판화 연작이 이어진다. 어린 시절 잠시 머물렀던 마이애미의 자생 식물인 시계꽃, 아비뇽을 상징하는 붉은 꼭두서니, 그리고 일본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벚꽃이 추상적인 형태로 표현된다. 오토니엘에게 꽃은 자연을 재현하는 대상이 아니라, 익숙한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상징이자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하는 매개체이다.
이어지는 공간에는 물이 흐르는 분수 조각이 놓여 있다. 끊임없이 흐르는 물소리는 조각의 형태를 넘어 공간 전체를 하나의 감각적 경험으로 변화시키며, 관람객의 움직임과 시간마저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주조된 알루미늄에 금박으로 장식된 꽃 조각들은 분수를 에워싸 마치 환상적 정원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시의 후반부에서는 시선이 인간과 자연을 넘어 우주로 확장된다. 아비뇽 교황청 대예배당의 천장을 가득 채우며 처음 공개되었던 지름 4미터의 대형 〈코스모스(Cosmos)〉 연작 중 한 점과, 열두 별자리를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황도 십이궁(Zodiac)〉 연작이 설치되어 장대한 우주의 질서를 펼쳐 보인다. 거대한 행성을 연상시키는 조각을 둘러싸고 궤도를 그리듯 배치된 열두 별자리는 미시적 존재인 인간과 거시적 세계인 우주를 연결하며, 사랑과 상처, 치유라는 개인의 서사가 결코 고립된 것이 아니라 우주의 보편적 질서 속에 놓여 있음을 일깨운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유리 벽돌이 모듈로 기능하는 〈원더 블록(Wonder Block)〉, 〈프레셔스 스톤월(Precious Stonewall)〉, 〈오라클(Oracle)〉 연작을 선보인다. 오토니엘은 2010년 인도 피로자바드를 여행하며, 언젠가 자신의 집을 짓기 위해 흙벽돌을 하나씩 쌓아 두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벽돌을 단순한 건축 재료가 아니라 삶과 미래를 향한 희망의 기본 단위로 바라보게 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유리 벽돌을 작업의 핵심 모듈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배치와 축적의 변주를 통해 새로운 조형으로 확장된다. 처음 선보이는 벽면 설치 〈원더 블록(Wonder Block)〉은 본래 두 단으로 고안된 조각의 상단만을 벽면에 설치한 작품으로, 중앙에 배치된 온전한 형태의 조각과 대비를 이루며 존재와 부재, 그리고 잔존의 감각을 드러낸다.
이 여정의 끝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는 것은 전시가 열리는 F1963이라는 장소이다. 1963년 고려제강의 와이어 공장으로 출발한 F1963은 반세기 넘게 산업 생산의 현장이었으며, 오늘날에는 기존 건축과 시간의 흔적을 보존한 채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과거의 흔적을 지우기보다 그대로 보존한 채 시간이 축적된 F1963의 장소성은, 상처를 지우는 대신 그것을 빛의 감각으로 아름답게 보듬는 오토니엘의 작업과 자연스럽게 공명한다. 삶의 미로를 지나온 끝에 작가가 끝내 붙드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은 인간이 겪는 고통을 지우는 감정이 아니라 그것을 아름답게 감싸 안은 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며, 《사랑 안의 미로》는 그 사랑이 삶의 미로를 통과하게 하는 길이 될 수 있음을 나지막이 전한다.
참여작가: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주최: 문화재단1963
후원: 고려제강, BNK부산은행
공식협력: 2028세계디자인수도(WDC) 부산
출처: F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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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0:00 - 18:00
수요일 10:00 - 18:00
목요일 10:00 - 18:00
금요일 10:00 - 18:00
토요일 10:00 - 18:00
일요일 10:00 - 18:00
휴관: 월요일
관람료 성인(만 19세 이상) 10,000원 청소년(만13세 – 18세) 8,000원 어린이(만3세 – 12세)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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