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밈
2019년 10월 2일 ~ 2019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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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나. 나의 엄마. 나의 엄마의 엄마. 나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 나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를 상상하는 것은 인간존재의 실체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지금 내가 있는 순간들과 그녀의 순간들. 그 순간들은 얼마나 귀하게 있었고 얼마나 허무하게 지나갔는지.
너무나 귀하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것. 삶.
예술과 삶은 그래서 나에게 하나로 읽힌다. 예술 또한 아무것도 아니면서도 가장 강한 무엇이기 때문이다. 예술은 최소한의 용도도 없으며 그것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쓰레기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무한의 가치를 가진 무엇이 된다. 또한 그의 둥글게 안정되고 정체된 사고의 세계를 부수어 그 영역을 무한으로 확장시킨다. 내가 예술로 삶을 이야기하고 삶에서 예술을 하는 이유다.
나는 삶의 경건함을 이야기하기 위해 삶의 허무함을 보여준다. 이 허무함의 끝은 반드시 삶의 경건함과 맞닿아 있다.
나는 한 장의 종이 위에 한 편의 시를 올려놓는다는 마음으로 작업한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정제된 함축적인 최종의 이미지 하나를 조심스럽게 올려놓는다. 작품이 단번에 읽히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란하게 시각을 사로잡고 쉽게 읽히는 이미지는 사람의 깊은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머리만을 스치고 빠르게 없어진다. 나는 작품을 통해 감상자의 습관화된 인식에 제동을 걸고 지각을 힘들게 하여 이미지를 읽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연장시킴으로써 생각의 정적을 만들기를 원한다. 그 연장된 시간 안에서 각자가 자신만의 심연을 만나기를 바란다.
태어나고 사라지는 거대한 순환 속에 나도 잠시 와 있다.
이 시간의 모든 순간을 온전히 나인 상태에서 정면으로 마주 본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완전하게 살기 위해서, 완전하게 사라지기 위해서.
출처: 갤러리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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