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6년 6월 21일 ~ 2016년 7월 3일
정택용 _ <잠의 頌> 인천국제공항 교통센터.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201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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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부터 농성천막까지, 우리 시대의 ‘한뎃잠’들
‘고독한 사람, 한가한 사람, 전투 불능자, 빛을 두려워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만이 잠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중략) 잠은 조물주가 만든 신비의 이불이다. 잠은 모든 사람을 덮어 그들을 따뜻하게 하고 편안하게 한다. 잠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에 인위의 가면과 옷을 벗어 던져버리고 끝없는 어둠의 솜이불 속으로 알몸이 되어 들어가게 한다. (중략) 그래도 잠만이 진실하다. 나는 잠을 사랑하며, 그리하여 밤중에 잠의 송(頌)을 쓴다.‘
루쉰의 풍자문 ‘밤의 송(頌)’에서, 단어 ‘밤’을 ‘잠’으로 바꾼 것이다. 거기에서 기인한 전시제목 <잠의 송(頌)>의 사진들은, 잠을 기릴 수 없는 사람들의 불편한 현실을 모은 기록이자 진실한 잠을 바라는 기원이다.
그 ‘기릴 수 없는 잠’은 높은 곳에도, 낮은 곳에도 있다. 경북 칠곡 스타케미칼 공장 굴뚝에,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안 타워크레인에, 살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어디론가 올라야만 했던 사람들의 잠이 있었다.
또한 행인들이 밟고 지나는 길바닥에도, 강남 큰 길 도로 위에도 거대한 부조리에 항거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한없이 낮춰야했던 숱한 한뎃잠들이 있었다. 장례식장 바닥에도 있었고 주차장에도 있었다. 대형마트 복도에, 국제공항 통로에, 서울광장 잔디밭에, 밀양의 산 속에도 있었다.
고공농성부터 천막농성현장까지 사진의 눈으로 그 잠들을 올려다보고 내려다보니, 밀양 송전탑 반대운동, 노사정 야합 분쇄 항의농성, 세월호 집회까지 그것이 그대로 아픈 우리시대 ‘현장’들의 기록이다.
왜 누군가 한뎃잠을 자야만 하는가. 그들의 한뎃잠은 무엇을 얼마나 바꿨고 바꿀 수 있을까. 눈을 감은 동안, 잠을 자는 동안 그들은 무슨 꿈을 꿀 것인가.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한뎃잠이 이어질 것인가... 대추리, 제주 강정, 밀양, 용산 등 수많은 현장을 다니며 사진을 찍어 온 사진가 정택용이 가진 의문이자, 그의 사진들이 건네는 물음이다.
스스로를 ‘일하는 사람들의 땀과 생태를 위협하는 인간의 탐욕에 관심이 많은 사진가’라고 말하는 정택용은, 기륭전자 비정규직 투쟁 1,895일의 기록을 담은 사진집『너희는 고립되었다』를 통해 이미 그러한 자신의 ‘관심’을 세상의 관심으로 돌린 바 있다.
30여 점의 사진들이 전시되는 이번 사진전은 그의 두 번째 사진집이자 고공농성과 한뎃잠의 기록인『외박』의 출간에 맞춰 여는 첫 개인전이다. 4·9통일평화재단 2016년도 공모사업 '여섯 번째 동행'의 지원으로 진행되며, 6월 21일부터 2주간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린다.

정택용 _ <잠의 頌> 경남 밀양 단장면 바드리마을 84번 765kV 송전탑 현장. 2013.5.24.

정택용 _ <잠의 頌>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안 굴뚝 2009.8.6.

정택용 _ <잠의 頌>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안 N암벽문 옆 타워크레인 2015.6.24.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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