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신관
2018년 10월 10일 ~ 2018년 10월 16일
정현주, 나와 너, mixed media on wood canvas, 116.8x72.7cm, 2018
표출을 통한 내면의 치유
갤러리 도스 김선재
인간은 살아있는 한 누구나 불안을 느낀다. 우리는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싸우기도 하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지배당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작가에게도 불안은 깊은 사고 속에서 자아를 탐구할 만한 계기를 마련해주고 스스로 감정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작업의 원동력이 된다. 정현주는 작품을 통해 우리의 삶을 마음을 혼란시키는 것들로 채워놓음으로써 생기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고 사색과 치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자아의 불안한 감정과 치유 그리고 예술의 관계에 대한 고찰은 본인의 내적 감수성을 독창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표현형식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혼합매체를 활용하여 추상화의 형식 안에 투영된 내면은 작가 자신은 물론 보는 이의 감정까지도 치유한다.
예술은 언어로는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억압되고 복합적인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는 자기 치유가 가능한 예술 활동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은 단순히 감상하고 향유하는 것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겪게 되는 좌절, 실패, 고독과 같은 상처의 아픔을 치유의 속성을 가진다. 사실 치유하는 능력은 모든 사람에게 내재되어 있으며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은 이 힘을 활성화시키고 밖으로 표출하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작가는 예술의 근본적인 목적이야말로 내 안에 원초적으로 지니고 있는 자연을 찾는 행위라고 여긴다. 특히 예술에 임하는데 있어 감정이 정화되는 경험과 과정을 중요시 여기는데 색, 형태와 같은 조형 요소를 통한 감정 표현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본인을 탐색하고 알아가는 사유의 시간인 것이다. 내재된 자연을 차분히 들여다보면서 그것을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자유를 얻는 것이 곧 예술적 치유라고 할 수 있겠다.
외부로부터 상처받은 감성을 표출하는 행위로 표면화된 형상들은 반복의 과정을 거치면서 불안과 고난, 고통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순화하고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화면 안에 어떤 대상을 보고 그리거나 미리 떠올려진 이미지를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성에 의해 얻어진 표현으로 구성한다. 하지만 우연이라고 할지라도 작가의 의지가 전혀 내포되지 않았다기보다는 의도적인 통제가 개입된다. 드로잉을 하는 듯 이어지는 행위와 같은 패턴으로 덧칠하기와 긁어내기와 같은 효과는 무의식적인 반복처럼 보이는 일련의 행위들은 마치 어린아이들이 유희를 하는 듯 자유롭게 진행된다. 작업 과정을 거치면서 작가의 상처 입은 내면세계는 치유되고 단단한 자아를 형성하게 된다. 이를 통해 과거의 갈등이 해소되고 고통과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 현재의 삶을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서의 표출을 통한 예술 활동은 과거의 경험을 다시 떠오르게도 하고 인식하지 못한 감정을 느끼고 대면하게도 한다. 작품은 물질과 정신 사이의 균형 사이에서 자아의 내적 감수성을 표현한 결과물인 것이다. 불안하고 연약한 감정을 바라보고 치유하는 과정 속에서 시작한 창작에 대한 몰입은 정현주만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로 이어진다. 또한 개인의 치유와 극복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타인 또한 내면의 상처를 극복하기를 바라고 있다. 공감과 감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작품에 불어넣은 생명력이 내면 너머에 있는 우리의 감성에 다가갔을 때 발현된다.
출처: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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