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2026년 8월 12일 ~ 2027년 2월 14일
「제로ZERO :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에서 '제로'는 '공空'의 의미로 단순한 비움이나 없음을 뜻하지 않습니다. 익숙한 인식과 선입견을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이해가 시작되는 열린 자리이자 출발점을 의미합니다. 제로베이스Zero Base에서 다시 시작하듯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겨온 생각을 잠시 비워두고, 북한을 낯선 존재가 아니라 같은 역사와 문화의 토대 위에서 형성된 또 하나의 삶으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듯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우리는 비로소 대상의 본래 모습진면목을 만날 수 있습니다. 북한 역시 그러합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오랜 시간 가장 멀게 느껴져 온 공간입니다. 그 거리를 만든 것은 지리적 경계만이 아니라 서로를 충분히 알지 못했던 시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전시는 민속이라는 가장 일상적이고 인간적인 시선을 통해 그 거리를 조금씩 좁혀 보고자 합니다.
전시는 남과 북이 오랫동안 공유해 온 문화적 기반과 지역적 다양성을 함께 살피며, 북녘 사람들의 삶과 미감, 그리고 일상의 기억을 오늘의 우리 앞에 펼쳐 보입니다. 삶의 흔적이 담긴 민속자료를 따라가며 우리가 함께 이어온 문화의 뿌리를 다시 발견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공존과 화해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여정의 끝에서 여러분이 만나게 될 것은 낯선 북한이 아니라,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이어져 온 또 하나의 삶의 기억입니다. 그리고 그 만남이 서로를 이해하는 새로운 출발, '제로ZERO'가 되기를 바랍니다.
1부 각자의 기억
같은 문화적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자연환경과 역사적 배경은 지역마다 서로 다른 생활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1부에서는 황해도·개성·평안도·함경도의 민속자료를 통해 한반도 북부 지역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황해도는 넓은 평야와 바다를 배경으로 한 생활문화를, 개성은 고려의 옛 도읍이자 상업도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평안도는 평양성도와 무신도, 만인산 등을 통해 도시문화와 신앙을, 함경도는 원산·함흥·청진과 백두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의 정체성을 전합니다.
생활도구와 기록, 그림과 노래는 지역마다 다른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가 함께 이어온 문화의 바탕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2부 마주한 서로
북한의 민속문화에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삶과 미의식이 담겨 있습니다. 축제를 즐기고, 살림을 꾸리며, 배우고, 먹고 나누었던 사람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서로 닮은 생활문화를 만나게 됩니다.
봉산탈·강령탈·해주탈과 북청사자놀음탈은 공동체의 신명과 흥을 담아낸 민속예술입니다. 해주반과 반닫이는 생활 공예의 아름다움을, 해주항아리는 음식을 담고 나누던 따스한 일상을 보여줍니다. 문방사우에는 학문을 소중히 여긴 삶이 담겨 있습니다. 평양냉면과 개성만두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북녘의 대표적인 식문화를 전합니다.
이 유물들은 북녘 사람들의 하루와 공동체의 기억을 담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며 우리와 닮은 삶을 천천히 마주해 보시기 바랍니다.
3부 하나의 추억
금강산은 오랫동안 남과 북이 함께 기억하고 사랑해 온 민족의 영산靈山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금강산을 찾아 감동을 글과 그림으로 남겼고, 근대에는 사진과 엽서를 통해 그 아름다움이 널리 전해졌습니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금강산을 기억하려는 마음은 이어져 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유람기와 기행문, 탐승지도, 병풍과 화첩, 회화, 사진첩과 사진엽서를 통해 금강산의 다양한 모습을 되새겨 봅니다. 글과 그림, 사진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금강산을 기록하며 모두의 기억 속에 남겨 두었습니다.
금강산은 자연의 절경을 넘어 문화와 예술, 일상 속에 자리한 공동의 기억입니다. 오늘날에도 남과 북이 함께 간직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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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 1월 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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