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간 배다리
2015년 10월 23일 ~ 2015년 11월 4일
<자국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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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것들의 흔적.
때가 끼어 지저분한 창과 벽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날 벌레의 조각난 몸뚱이와 결국은 때 자국으로 남아버린 눈과 비의 마지막들을.
이제는 생명력과 존재감이 다 한 것들의 흔적에서 영원할 줄 알았던 시간의 종국을 깨닫고 서글피 눌러 붙은 우리들의 껍데기 들을 본다.
깨끗함에서 시작하여 이토록 때가 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존재들이 이 창과 벽을 스쳤는지, 그 알 수 없는 순간들이 켜켜이 쌓인 이 흔적들은 수많은 소멸과 죽음이 우리의 생과 공존하고 있음을 말없이 말해준다. 언제 살아있었고, 어떻게 존재했었는지 가늠할 수 없는 소멸의 흔적들은 ‘영원하지 않음’의 증거들로, 그 사실인 채로 멈춰져 ‘소멸의 고정’이라는 아이러니를 불러낸다. 멜랑콜리 그 자체로. 더럽다고 방치하거나 무심히 닦아버리는 그것들에게서 무수히 많은 존재들의 마지막을 상기하는 순간, 또다시 끝난 것들의 이야기는 하염없이 시작하게 될 것이다. 지저분한 상태들에게 부여될 세상의 온갖 어휘들을 비집고 들어가, 여기에 조차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제희정의 시선에서 모든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위로가 느껴진다.
빗물이, 벌레가, 먼지가 켜켜이 쌓이면서 그들도 우리처럼 이 세상에 존재했었노라 구태여 말하는 것 같아 이 끝난 것들의 자국이 못내 서글프다./이수민(사진비평)

<거미줄 1>

<자국 3>
2015. 10. 24 (토) 오후 3시
출처 - 사진공간 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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