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동사진미술관
2016년 4월 2일 ~ 2016년 5월 1일
조춘만의 Industry Korea는 서학동사진관에서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어지는 전시다. 3년 동안 한 작가를 두 번 초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만큼 조춘만이라는 작가와 그의 사진은 충분히 매력적인 데가 있다. 2000년부터 대형카메라로 시작한 industry korea 작업은 같은 주제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4년부터 2015년 사이에 찍은 최근사진들이다.
조춘만은 1955년 경상도 울산지역의 한 산골마을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4남 3녀 중 6번째 아들로 태어나 농사를 거들며 유 소년기를 보내고 18세에 울산의 현대 중공업 소 조립(하청)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거기서 취부사(배를 만들기 위해 철판 조각을 도면에 맞게 제작하는 직종)로 시작해서 배관용접사로 일했고 사우디, 쿠웨이트로 나가서 외화벌이를 하느라 위괴양등 지병을 앓기도 했다. 그 후 퇴직을 하고 슈퍼마켓을 운영하다가 40대 초반에 중고등학교 검정시험을 거쳐 경일대학교 사진과를 졸업하고 사진작가로서 발을 내딛는다. 그는 2004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다큐멘트’전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사진가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굳이 지난한 현대사의 한 인물로서 그의 출생과 학력을 피력하는 것은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것인가? 혹은 그 반대일까? 나는 지금까지 한 작가의 인생역정에 초점을 맞춘 적은 없다. 그가 어떻게 살아왔건 그것까지 사진 속에 스며있을 것이기에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조춘만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그의 경력은 중요한 지점이라고 본다. 울산을 가보지 않은 사람도 많다. 나도 그 중 한사람이다. 그래서 조춘만의 사진을 통해서 울산을 연상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이건 옳은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 사진은 사실의 구현이지만 이미 의도화 되고 개념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하면 거대 공장지역, 산업화, 강철, 조선소등을 떠올리고 그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조춘만의 ‘Industry Korea'를 생각하게 된다.
조춘만의 사진은 매우 스팩타클하고 밀도 있고 기하학적이고 초현실적으로 보여 아름답기까지 하다. 심지어는 조선소나 공장의 플랜트라고 하는 대상성에서 물러나 보인다. 마치 그것은 강철의 물리적 성격에서 벗어나 한 우주의 공간과도 같고 인체의 정맥과 동맥과도 같고 몬드리안을 기념하는 거대 설치작업과도 같다. 그의 사진에는 철저히 자연이나 인간이 배제되어있다. 자연과 어울리기에는 너무나 거칠고 오만하고 인간과 더불어 있기에는 참으로 거대하고 괴기스럽고 심지어는 불경스럽게도 신비스럽기 까지 하다. 이 힘은 조춘만의 미학이며 의지며 관점이다. 조춘만은 18세에 그 거대한 조직에 들어가 용접사를 돕는 취부사에서 부터 시작하면서 그는 자아라는 것을 생각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거대한 조직의 최 하부 구조에 지나지 않던 그가 이제 이 거대한 공룡을 스캔하고 재조직 하듯이 사진으로 재현 한다. 이제 그의 손에서 탄생한 사진에서만 그것이 빛날 수 있다. 거기에 통쾌하고 신비스런 지점이 있어 우리는 숨을 죽이며 그의 작업을 관람한다. 그의 작업은 기록적인 의미에서도 높이 평가되어야한다.
또한 조춘만은 행위 예술인 프랑스‘오시모시스’ 공연단의 초청으로 프랑스 살롱 페스티벌에 산업 퍼포먼스 공연인 ‘철의 대성당’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부산항을 시작으로 16일간 콘테이너 화물선에 승선해서 중국의 청도항, 상하이 양산항, 얀탄항, 싱가포르항까지 거대한 철 구조물의 생명체가 움직이는 것을 직접 목격하며 대상에 대해 외연과 내연의 경험을 쌓은 독보적인 산업사진가이다.
서학동사진관 김지연

4월 2일. 토. 4시
출처 - 서학동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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