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 한남
2026년 8월 26일 ~ 2026년 9월 6일
가나아트 한남은 중국 현대미술 작가 지신(Ji Xin, b. 1988)의 제주 레지던시 작업 보고회를 개최한다. 이번 작업 보고회는 가나아트문화재단과 K11 아트 파운데이션의 협력을 통해 진행된 프로그램의 결과로 가나아트 제주 레지던시의 첫 보고회이다. 가나아트 제주 레지던시는 국내외 작가들에게 창작을 위한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고자 조성된 공간으로, 지역의 풍경과 문화를 관찰하며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레지던시는 전통 한옥의 구조와 공간적 특징을 살리면서도 장기적 체류와 창작 활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현대적인 생활과 작업 환경을 갖추었다. 작가들은 일상적인 생활과 작업을 하나의 공간 안에서 이어가며 한 장소에 머무는 시간 자체를 창작의 과정으로 삼을 수 있다.
첫 번째 작가로 선정된 지신은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의 시각 언어를 하나의 화면 안에 중첩시키며, 특정한 역사나 맥락의 재현보다 동서양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익숙함과 낯섦 사이를 오가는 자신만의 이상화된 세계를 구축한다. 주로 실내 공간 속 여성 인물을 배치해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장면을 구성하며, 최근에는 탄생과 창조를 다룬 고전 신화를 자신의 조형 언어로 변주하며 내면을 향하는 시선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번 레지던시에서 지신은 제주 곳곳을 산책하며 섬의 자연과 그 안에 축적된 다양한 형상을 마주하였다. 거칠고 투박한 현무암과 서로 다른 형태의 석조물은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다가왔고, 전통 건축물의 장식적 문양과 선명한 색채는 강한 시각적 인상을 남겼다. 특히 대지를 빚어낸 여신 설문대할망 신화처럼 자연과 대지, 여성과 탄생의 관계를 다뤄온 제주 고유의 신화를 통해 생명성을 하나의 문화적 맥락 안에서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지신이 이전 작업에서 여성 인물과 신화적 요소를 통해 다뤄온 내면의 세계와 새로운 접점을 이룬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수채화와 오일 파스텔을 드로잉의 주요 재료로 선택하여 제주의 물질적 인상을 온전히 담고자 하였다.
전시 제목 《Into the Woods》는 지신이 제주에 처음 도착했던 순간에서 출발한다. 밤의 어둠 속에서 숲으로 들러싸인 한옥 레지던시에 들어선 작가는 고요와 침묵을 마주하였다. 주변의 형상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레지던시는 하나의 낯선 공간처럼 다가왔고, 제주에서의 시간은 이러한 낯섦 속으로 조금씩 깊게 들어가는 과정이 되었다. 전시 제목의 ‘Into’는 바로 그 움직임을 함축한다. 레지던시는 단순히 작업 공간을 옮기는 기회뿐 아니라 낯선 환경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작업을 다시 바라보고 이후의 방향을 구상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지신에게 제주에서의 체류 역시 새롭게 마주한 경험을 기존 작업과 연결하고, 그 사이에 새로운 대화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Into the Woods》는 어둡고 낯선 숲으로 걸어 들어가듯 익숙한 작업의 경계를 벗어나 새로운 감각과 형상을 마주한 지신의 제주에서의 시간을 담아내고 향후 새로운 작업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출처: 가나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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