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2017년 3월 22일 ~ 2017년 3월 28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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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영 작가는 ‘Journey’를 화두로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는 현대사회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현대인의 정신을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로 말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버려지고 소외되는 것, 그리고 파괴되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사유는 작업의 근간이 되고 있으며 이처럼 작가는 본인이 직접 발로 돌아다니면서 경험하고 느낀 감정들을 설치작업을 통해 풀어낸다.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작가특유의 강렬한 색감과 오브제의 사용은 공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작가에게 오브제는 인간생활에 밀접해 있으면서도 동시에 죽어있는 사물로 받아들여지며 작품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현대인의 감성을 자극하고 전시 공간을 재탄생시키고 있다. 전작은 어릴 적 동심을 구름이라는 소재로 풀어내었다면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신작은 좀 더 불편한 현실을 보여준다. 폐지를 줍는 노인들과의 인터뷰와 고물상을 드나들면서 느꼈던 사회의 단편들 속에서 작가는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물질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경쟁구도와 정신의 피폐함은 골판지의 소박함과 핫핑크의 화려함이 보여주는 설치작업으로 형상화되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물의 부조화 안에는 작가가 사회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불쾌한 감정과 더불어 희망의 메시지도 함께 녹아들어있다.
작가노트
‘Journey#’ 라는 타이틀은 우리네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며 꿈을 꾸는 듯이 조용하게 시작되는 여행을 말한다. 우리네 삶을 구름의 여행으로 표현하고 그 여행 중에 어린아이의 상상으로 완전한 자유정신을 획득하는 치유 중인 현대인을 만나게 된다. 최초의 운동자인 어린아이의 순수한 동심으로 세상을 관망하며 현대인들에게 어떠한 것도 고착되지 않은 순수한 잠재성의 상태를 부추긴다. 최근 작업들은 구름의 형상이 죽은 사물과 함께 조형적으로 표현되어 역동적인 형태로 공간을 드로잉한다. 감각의 찰나, 순간의 찰나 내지는 인간 본연의 순수성을 끄집어내기 위한 설치 작업이었다.
어디쯤 여행하고 있는지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는 어디인지. 우리네 삶에 현대인으로써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 여행에 몸을 맡기고 있는지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한 채 끝없이 방황하는 불쾌한 사회 속에 자신을 결국 발견한다.
하루에도 여러 명의 노인들과 리어카를 발견한다. 운전 중인 나와 리어카를 끄는 노인들은 같은 도로 위에 있다. 리어카에는 엄청난 양의 파지들로 가득차 있고 허름하기 짝이 없는 굽은 노인들. 작은 유모차와 손수레를 사용하는 노인들도 꾀 눈에 띈다. 간혹 리어카로 인해 교통이 지체되고는 하는데 조용히 기다려주는 운전자와 크락션을 울려대는 운전자. 개의치 않고 노인들은 연신 리어카 바퀴를 굴린다. 서울 도심은 물론이고 골목 곳곳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이다. 그들은 왜 사계절을 마다하고 저리도 힘들게 세상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것인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오랫동안 많은 고물상을 찾아다녔다. 보물창고에 온 기분이었지만 말끔히 차려입은 나에게 따가운 시선은 물론이고 시원한 문전박대도 경험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항상 미소를 유지하는 것과 깍듯한 예의였다. 한곳을 여러 번 방문하는 방법으로 고물상의 어르신들과 제법 가까워졌을 때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의 사회에서도 청년들의 사회 못지않은 크고 작은 경쟁이 난무했다. 각자의 구역이 정해진 듯 무례한 침범은 삼가며 새로운 얼굴이 들어올 때면 긴장을 멈추지 못한다고 했다. 비가 온다는 기상청의 예보는 그들을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게 한다고. 거리에서 비를 맞고 버려질 폐지들을 빨리 구하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시간을 일한 대가는 ..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해 헌 종이, 녹슨 냄비 줍는 넝마주이로 살 때도, 이 나이가 되어서까지 같은 일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길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한숨이다. 어릴 적 치매로 길을 자주 잃으시던 할머니 생각에 가슴이 멘다.
알면서도 모른척했던 것들이 자꾸 보이기 시작하면서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 왜 못마땅함을 이제야 느끼는 것인가. 어디서부터 순수한 동심을 불러와야 할지 머리가 아프다. 분명한 사실은 아주 불쾌한 이곳에서 난 여전히 최초의 운동자이길 바란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 정치적이고 외부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의 논리를 내부로부터 재전유하고, 이를 통해 현실을 단순히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논리 속에서 새로운 긍정적 영역과 긍정적 가치를 창조하고자한다.
오늘도 무거운 짐을 가득 짊어지고 아슬아슬하게 정처 없이 앞만 보고 가는 낙타의 모습을 발견한다. 어쩌면 수레의 주인은 가난한 노인이 아닌 현대인들이 아닐까.
출처 :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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