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1
2021년 11월 12일 ~ 2021년 12월 11일
P21은 2021년 11월 12일부터 12월 11일까지 최고은의 개인전 《비비드 컷츠 VIVID CUTS》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4년 만에 열리는 작가의 개인전으로 P1과 P2에서 18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최고은은 사물의 형태와 색감, 구조, 재질 등 사물을 구성하는 조건을 새로운 방식으로 배열해 낯선 감각을 일깨우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가전이나 가구와 같은 기성품을 현대 산업사회의 체계와 도시 네트워크를 증명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이를 재조합한 조각 및 설치 작업을 통해 오늘날 물질이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방식을 탐색한다.
이전 작업에서 규격화된 상품의 단면을 해체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신작은 전시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사물을 자르는 행위에 주목한다. P1의 중앙에 설치된 <컷>은 곧게 뻗은 직선의 동 파이프를 자른 후 양옆으로 펼쳐내 바닥과 벽면을 연결하며 공간을 사방으로 가른다. 표면에 적힌 일련번호는 그 파이프가 한때 기성품이었음을 암시하지만, 절단되며 드러난 절개면으로 인해 본래의 규격은 사라졌다. P1과 P2에 설치된 <트로피>는 시중에 출시된 여러 모델의 수전 모양을 본뜬 후 <컷>과 같이 자르고 구부린 작업으로, 각 제품마다 구부러진 각도와 길이 등에 미세한 차이가 있어 조각적 행위의 결과물도 달라진다.
반면 P2에 설치된 <식은 조각>은 스탠딩 에어컨의 표면을 얇게 압축한 후 안과 밖을 뒤집어 길쭉한 관의 형태로 만든 작품이다. 완제품으로 존재할 땐 볼 수 없는 제품의 뒷면과 구멍 등은 기종 별로 미세하게 다르지만, 작가가 설정한 규칙으로 완성된 새로운 조형적 형태는 전시장 안에서 또 다른 시스템을 형성한다. 압력밥솥과 에어컨의 외곽을 대리석으로 재현한 후, 밑단을 절단한 두상 시리즈인 <테스타> 역시 원형과는 전혀 다른 물성으로 제작되어 연결이 불가능할 것 같았던 개체를 집단화한다.
이처럼 최고은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기성품에 주목하며 기존에 구축되어 있던 시스템의 획일성으로부터 탈주를 시도한다. 부분을 떼어내거나 자르는 등 조각가의 행위는 획일화 된 계열을 무력화시키고 단일한 사물의 원형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며, 더 나아가 새로운 독립적 개체의 군집화를 시도한다. 결국 작가가 택한 자르는 행위는 기존의 시스템의 체계를 과감히 끊어내고 새로운 사회적 규율과 규범에 대한 정교한 고찰을 가능하게 한다.
최고은(b.1985)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학부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개인전으로는 《Disillusionment of 11am》 (토마스 파크 갤러리, 뉴욕, 2019), 《오렌지 포디움》 (시청각, 서울, 2018), 《토르소》 (김종영 미술관, 서울, 2016)를 개최하였으며, 우란문화재단(2020), 문화역 서울 284(2020),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2019), 아르코 미술관(2019), 아트선재센터(2018), 국립아시아문화전당(2017), 두산갤러리(2017) 등에서 열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2019년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13기 입주작가로 선정되었으며, 2017-18년 금천 예술공장 9기 입주작가, 2016년 김종영 미술관 크리에이티브 영 아티스트, 2015년 아르코 미술공간 작가 워크숍에 참여했다.
참여작가: 최고은
출처: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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