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의동 보안여관
2018년 10월 2일 ~ 2018년 10월 16일
조각난 방;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송고은(아트스페이스 보안)
도심 거주지의 소멸과 생성의 연대기에 축적된 감각을 다루는 최영환의 개인전 <당신의 자리>(2018)는 지난날 누군가의 보금자리였으나 이제는 폐허처럼 변해버린 ‘조각난 방’에 대한 작가의 오랜 질문,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_ Where do you belong to? ’로부터 시작되었다. 스카이라인 아래 감춰진 황폐화된 도시의 공간과 그 사이를 비껴간 지점을 찾아 이주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작가는 줄곧 천착해 오고 있다.
이제는 ‘도시재생’이란 또 다른 이름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성북동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 오래된 동네가 점차 변모해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던 <동네 스토리 닷컴>(2012-2014), 개발과 보존 사이 대립된 결의로 채워진 원색조의 현수막 대신, 태양빛과 거울의 반사면을 통해 각 개인이 갖는 집의 의미를 짧은 문장으로 만들어 골목길을 비춘<사라지기 쉬운 현수막>(2014), 서대문구 현저동의 상황을 통해 개발의 기대감이 사라져버린 이후의 장소와 남겨진 공동체에 관해 이야기한 <어딘가에 아무 곳도 아닌>(2017) 등이 그 일련의 작품들이다. 작가는 여전히 현저동이란 곳에서 불확실한 경제적 희망이 섣부르게 바꿔버린 한 동네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관찰하며 도심 어딘가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다가오고 있을 불운한 미래에 맞서기 위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특정한 가치와 장소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노마디즘(Nomadism)이 일상의 한 특징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지속되는 이주의 삶이 ‘원치 않는 것’이라면 이로 인해 발생되는 상황은 매우 다를 것이다. 작가는 도시의 삶에 강요된 이주의 과정과 결과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며 “우리는 어느새 정주하기보다는 잠시 머물다가 떠나는 삶에 길들여져 가고 있다.”라고 말한다. 모든 사회 문제가 그렇듯이 주거 문제 역시 한 개인이 해결하기 힘든 문제다. 다만, 그 해결책은 현재 혹은 가까운 미래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을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서로의 어려움을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번 전시 역시 그 연장선의 시도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처: 통의동 보안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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