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5년 10월 27일 ~ 2015년 11월 8일
최형락 <두 마을 이야기 - 밀양>
우리 땅의 산마을, 강마을에 스며든 거대한 부조리에 관하여
산마을, 강마을. ‘아름다운’이라는 형용사가 앞을 수식해야 할 것 같은, 이름 자체로 서정적인 명사다.
경남 밀양은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 땅의 대표적인 산마을이요, 강물이 휘감아 도는 경북 영주는 강마을을 품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이 두 마을은, 아름다움이라든가 서정적이라든가 하는 수식어 대신 ‘송전탑’과 ‘영주댐 수몰지구’ 등이 지명을 대표한다.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2010년, 주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영주댐 공사가 시작됐고 댐이 완공됐다. 4백년 넘은 유서 깊은 마을은 온기를 잃었고 5백 여 가구가 떠났다. 아직 남아 있는 집들은 이주단지의 완공을 기다리고 있다.
영주가 평생을 살아 온 삶의 터전을 수장시켜야 하는 처지라면, 밀양은 목숨 걸고 싸웠음에도 들어선 철탑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처지다. 주민들은 건강과 재산을 위협하는 76만 5천 볼트의 송전선이 마을을 지나는 것을 막으려했지만 송전탑 공사는 마무리됐다.
사진가 최형락은 기자로서, 끌려가지 않으려 쇠사슬에 스스로 몸을 동여맨 밀양 할머니의 사진으로, 할머니들이 진압 당하는 동안 'V‘를 그리며 단체사진을 찍던 여경들의 그 부조리한 사진으로, 아름답던 내성천 금모래가 중장비로 퍼 올려져 팔려나가거나 폐허로 변한 마을을 바라보며 선 늙은 주민의 뒷모습으로 우리에게 밀양과 영주의 ‘현장’을 전하였다.
이번 전시 <두 마을 이야기>는, 매체를 통해서 미처 다 전할 수 없던 밀양과 영주의 이야기를, 처절했던 투쟁 현장의 모습부터 주민들의 일상생활, 자연 풍경, 그리고 두 마을의 상실감과 슬픔까지를 담아 전시의 형태로 묶은 것이다. 송전탑이 들어선 산마을에서, 강가의 집들이 댐 건설로 하나 둘 허물어져 가는 강마을에서,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에 스며든 거대한 부조리를 목격한 사진가가 사진으로 그 부조리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
“사진이 무엇을 지목하고 그것에 혐의를 물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러한 고통의 존재를 기록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고통 속의 처절했던 싸움과 작고 소리 없는 존재들을 보려고 애썼다.” 사진가의 말이다.

최형락 <두 마을 이야기 - 영주>


최형락 <두 마을 이야기 - 영주>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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