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1
2018년 2월 28일 ~ 2018년 3월 31일
P21은 2018년 첫 전시로 터키계 네덜란드 작가 파레틴 오렌리(Fahrettin Orenli b.1969)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Nature of Me’라는 타이틀로 2월 28일부터 3월 3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시, 드로잉, 비디오, 사운드, 사진, 설치작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의 기존 대표작과 신작들을 같이 선보인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살과 영혼을 가진 거대한 유기체로 인식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연, 본성, 성질 등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Nature’ 라는 주제를 통해 도시의 개체성과 그를 구성하는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좀 더 깊이 파고든다.
터키 혼합민족 출신인 작가는 계속해서 직접 국가, 도시와 문화의 현실을 넘나들며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신조 현상들—글로벌리즘, 이주문제, 신자유주의 등—으로 인해 오늘날의 사회구조가 어떻게 변모하는지 주목한다. 인류는 인간 본성에 따라 주변 환경을 다듬고 도시를 건설해 왔다. 그리고 도시는 다시 우리의 삶과 본성을 형성하는 수단의 역할을 한다. 작가는 오늘날의 도시가 그를 구성하는 인간처럼 매우 복잡한 성질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우리가 정복할 수 없는 괴물 같은 거대 생명체가 되었다고 말한다. 덧붙여 우리 미래의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도시를 우리와 같은 생명체로 인식하고 도시의 물리적 구조보다 그것의 정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오렌리는 삶, 자연과 도시환경이 어떻게 융합하여 새로운 현실을 형성하는지 탐구하는 과정에서 식물의 ‘접목 (grafting)’과 인간의 ‘성형수술’에 주목한다. 그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이 두 개념은 이행되는 대상만 다를 뿐이지, 같은 행위이며,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기 위해 자연의 우위에 서려는 인간 성질의 상징이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신작 ‘Underground Megacity (지하 거대도시)’는 접목이 도시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일어난다는 이론에서 출발해, 유기체로서의 도시가 어떻게 자라는지의 모습을 섬세한 필치로 시각화한 드로잉이다. 작가는 혈관처럼 확장되는 도시를 뿌리와 가지에 비유하여 도시와 식물에서 동일하게 관찰되는 접목현상—유용성과 지속가능한 지식을 지닌 뿌리를 양성하면서 새로운 가지를 늙은 가지에 덧대, 더 생산적이고, 수익성 있게 체계적으로 온실안에 재배되는 구조—을 캔버스 위에 낱낱이 묘사한다. 작가는 모든 정보와 지식을 차지한 생명체 도시가 그 구성원인 인간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는 미래를 상상해보며 관객에게 ‘우리가 이끌어가는 인공적인 삶의 끝은 어디인가’하는 물음을 던진다.
파레틴 오렌리 (1969년 터키 출생)는 네덜란드 라익스 아카데미에서 수학하고 현재까지 네덜란드와 터키를 오가며 활동 중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레지던시 (2017)를 비롯하여 플랫폼 가란티 (구 SALT, 이스탄불, 2007), ISCP (International Studio & Curatorial Program 뉴욕, 2003) 레지던시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였고, 네덜란드 금융기업 ABN-AMRO 미술상 (2004)과,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수여하는 The Royal Award for Modern Painting (2000)을 수상한 바 있다. 그간 안티오키아 미술관 (메데인, 콜롬비아, 2017), SMBA (스테들릭 뮤지엄 뷰로 암스테르담, 2015), 이스탄불 모던 (이스탄불, 2014) 등 다수의 국제적인 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여 왔으며, 2017년에는 아트선재에서 개인전 ‘국적없는 돈’을 개최했다. 오렌리의 작업은 터키 코치그룹 재단, ABN-AMRO 컬렉션, 회우스-조머 컬렉션, AMC 아트 컬렉션 등에 소장되어 있다.
출처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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