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룸
2020년 11월 5일 ~ 2020년 11월 17일
나는 나의 삶의 주체가 되기를 꿈꿔왔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개인의 삶은 시대와 상황이라는 파도 속에서 미약하게 흘러간다. 도시 안을 유령처럼 맴도는, 약속된 편견과 위계, 시선, 들려오는 뉴스들. 마치 거대한 눈(eye)처럼 개인의 삶을 이끄는 것들. 그리고 그 안에서 도망칠 수 없는 사람들. 2020년 우리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에 슬픔에 빠지고, 영혼이 도시를 배회하며, 현재에 정착하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에 갇혀 바이러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 속의 나는 파도 속의 아주 작고 미세한 모래이다.
우리는 일방향의 파도 속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가? 세상은 개인에게 좀 더 대의적이고, 발전적인 생각과, 행위와, 나아가 노동을 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나는 보다 더 작은 단위의 이야기들을 하고자 한다. 나는 도시 안을 살아가는 사사로운 개인의 상념들(어쩌면 '우리'와 연결고리를 발견할지도 모르는)을 붙잡고, 가치를 부여하는 행위를 한다. 종이 위에 물감과 스프레이로 드로잉을 하고, 떠오르는 오늘의 단어와 문장을 반짝이는 색종이로 오려 그 위에 새겨 넣는다.
이것은 일종의 포스터(poster)이며 삶의 의미를 찾기 원하는 개인의 선전물이다. 강렬한 색과 반짝이는 색종이로 외치는 글자들로 나는 말한다. 나는 여기에 있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의 형태로 나는 여기에 존재한다.
침여작가: 함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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