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켄드
2017년 6월 10일 ~ 2017년 7월 9일
눈길 한 번으로 그림이나 조각을 보고 지나가는 관객들에게 상당 분량의 텍스트를 읽게 하는 비디오 작업은 뭐랄까, 서글픈 구석이 있다. 이미 지나가버린 텍스트들, 느려지는 관람속도..
나는 가벼운 기분전환의 수준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 누구나 아는 것에서 시작해 깊고 내밀한 어떤 것에 대해 말하고 싶다. 나의 작업은 관계, 사랑, 욕망, 좌절, 일에 대한 나만의 해석이다.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상황을 찾아내고, 그것에 대해 내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장면들을 텍스트로 옮겨 비디오 안에서 말하게 한다. 그래서 어떻게 됐느냐 보다 캐릭터들이 그러는 동안 마음속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작업을 하는 것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줬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지난 몇 년간 내 안의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됐다. 과거에 해결되지 않았던 어떤 일들이 작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해가 됐다는 말이 더 맞는 거 같다. 나에게 하나의 작업을 완성하는 일은 궁극적으로 또 하나의 내가 정리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극적인 상황도 없고, 결말을 짓는 커다란 제스쳐도 없다. 그저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 혹은 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나의 고민이 담겨있다. 그래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삶의 방식을 다루고 싶지는 않다. 어떤 사람이 내 작업 앞에 서서 자기가 지금까지 뭔가를 잊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 경험을 하는 상상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것은 나를 위한 작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작가소개
함혜경은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디오 작가다. 그녀는 다양한 장소에서 수집된 이미지를 재구성하여 ‘누군가’의 독자적인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녀는 이미 존재하는 내러티브와 이미지를 도구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에 주목하며, 현실의 어떤 불편함, 불완전함,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끝나버릴(린) 상황등을 나름의 방식으로 은유 한다.
출처 : 위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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