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아트스페이스
2015년 9월 22일 ~ 2015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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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역사에 대한 서적들을 살펴보면 예술의 기원이 주술적 행위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설명하는 예가 많이 있다. 인간이 생존의 한계 지점에서 초월적 존재를 향해 이미지와 같은 상징 체계를 통하여 기원하는 바를 담아내고 이를 기록하는 행위는 주술적 행위이면서 동시에 예술적 행위이었다는 말이다. 해련 작가의 작업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는 본인의 작업 행위가 단순히 시각적이고 조형적인 실험에 그치지 않고 의미와 기원을 담아내는 매체가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가 붓질을 하는 행위가 일종의 푸닥거리가 되어 인간의 내적 욕망으로 기인한 갈등이나 불안과 같은 정서들로부터 벗어나 평안과 안녕의 상태로 치유되기를 희망한다.
그는 이러한 작업 행위를 몸으로부터, 다시 말해 몸의 감각으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재료의 물성에 대해 몸이 반응하는 원초적 감각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때 그 이전의 구상 작업을 할 때보다 더 감각이 확장됨을 느꼈다고 한다. 최근 그의 작업이 옻칠 재료까지 이르게 된 것은 역시 이러한 재료에 대한 작가의 독특한 감각으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민족이 옻칠을 즐겨 사용하였고 원시 시대에는 옻칠의 일종인 주칠을 인골에 하여 세골장이라는 방식으로 잡귀를 쫓고 영혼의 안식을 기원하였던 점에서 보면 물질에 대한 원초적 감각을 회복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는 그의 주술적 작업방향과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련 작가는 물질성 뿐만 아니라 ’조각 달빛’이라는 주제로 조각난 달을 상징적 이미지로 하여 에너지와 파장이 전달되기를 염원하는 조형적 구조에도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상징 체계가 가시적 세계와 비가시적 세계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매개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자연의 사물을 대신하고 있는 듯한 부채꼴 모양의 추상적 이미지들은 달빛의 조각들이자 각기 에너지의 발산하는 상징체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 세계를 기운의 흐름 속에서 치유되는 공간이 되기를 기원하는 부적처럼 매개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작가는 예술적 행위가 예술작품이라는 시각적 감각에 기여하는 물질적 체계를 만드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렇게 인간의 세계에 비물질적 세계의 기운을 연결시키고 인간의 내면 세계에도 유익함을 주는 매개적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관객에게 시각적 감각을 환기시킬 뿐만 아니라 일종의 기운으로 다가오는 상징물이자 주술적 의미의 상징 체계로 작동하고 있다. 이것은 신령이나 초월적 세계에 대한 믿음과 상관없이 인간 본연의 초월세계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욕구에서 발현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의 작업이 실제 영적 작용이나 효력이 있고 없음을 떠나 예술 행위가 갖는 의미와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 된다. /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대표




출처 - 사이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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