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아트스페이스
2015년 6월 9일 ~ 2015년 6월 15일
Eden No.1, 72.7 x 53 cm, Acrylic on canvas,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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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는 에덴의 흔적을 가지고 살아간다. 에덴은 현실 혹은 인생과 상반된 꿈같은 낙원의 공간이면서 순수성이 회복된 상태이고, 동시에 원시성을 내포한 내면의 아이와 같은 상태로도 어림할 수 있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렴풋이 남아 있는 이 흔적은 결국 위의 상태에서 좌절된, 좌절 될 수밖에 없었던, 그렇게 품게 된 크고 작은 심리적 상흔으로 볼 수 있겠다. 거기서 파생된 신체, 정신적 유약함을 품은 채, 힘겹게 페르소나(가면, 물론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부정하지 않는다.)를 구축하며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인생을 우리는 흘려보낸다. 끝도 없을 것 같은 문명의 발달과 경쟁, 고속의 변화와 적응 속에서 자아의 팽창과 위축을 반복하는 삶에 필요한 공간이 역시도, 그렇기 때문에 에덴이다. 속에서 지켜져야 할 공간, 치유적 퇴행의 시간 자체가 바로 그곳이다. 즐거울 수도 외로울 수도 있는 그 시간과 공간에 잠시 머무를 때, 내면의 창이 열리고 세미한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치유와 생산의 힘이 비로소 움트게 됨을 직관한다.
환상적인 세계이지만, 실제 그림에서 다룬 소재는 다분히 일상적인 (꽃이 아닌) ‘풀’을 선택하였다. 거닐면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름 모를) 식물을 소박하고 단순한 형태로 표현하여 친밀감과 질서를 부여하고 싶었고, 각 요소들이 소외되는 것 없이 평등하게 전면에 출현하여 모던한 평면적 구성을 이루도록 하였다. 그렇지만, 색채에 있어서는 변형을 시도하여 다양성과 고유한 가치를 부여하고자 하였고 가미된 개성들이 조화롭게 전경에 어우러지며 어떠한 기운을 내포하여, 비록 벽에 붙어 존재할 유형의 그림이지만 그 안에서 무형의 다채로운 생명력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랐다. 모든 예술 작품은 보는 이에게 눈에 보이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 영향을 준다고 믿는다. 따라서 보는 이에게 선한 것을 전달하고 싶었고, 그런 의미에서 마티스의 말처럼 ‘푹신한 안락의자처럼 육신의 피로를 잊게 해주는 예술’의 가치와 로스코가 느낀 ‘작품들을 세상에 내보여야 한다는 깊은 책임감’에 동의한다.
그림에 등장한 요소요소의 소재들은 세상에 군집한 개개인을 상징할 수도 있고, 개인의 내면에 존재하며 self를 구성하는 material(기억이나 생각과 같은 무의식의 조각들)의 통합 혹은 단순하게 수용된 상태로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어떠한 감상이든지 이는 전적으로 보는 이의 몫이라고 생각하며 단순히 즐겁고 경쾌한 수준이 아닌, 어쩌면 한구석에 소외된 마음을 그림의 후경에 존재하는 작가의 마음을 통한 공감을 힘입어 용기 있게 바라보고 머무르는 역동적인 시간, 고요한 시간이 되길. 종국에 치유적이고 생산적일 수밖에 없는 그러한 퇴행의 시간을 마음껏 경험해 보길 바란다.
/ 작가노트, 전시를 위한 글.


출처 - 사이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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