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나주박물관
2015년 6월 16일 ~ 2015년 9월 6일
호남 발굴 유적·유물 새롭게 숨 쉬다

고고학자에게 과거는 땅 속에 있다. 수십만 년 인류 역사의 증거물들이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에 방점을 찍는 오늘날, 초대형 건물과 통신케이블, 터널 등 첨단기술의 산물이 땅 속까지 점령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땅 속에 미래가 있다고 말해야 할까?
이번 전시는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가지 명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매장문화재 조사의 최전선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조사기관 사람들과, 그들이 찾아낸 호남의 최신 유물을 조명하는 기회이다. 산단 조성, 도로 개설 등 발굴된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모두가 호남 사람들의 삶터 아래에서 출토된 것들이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선사 유물들을 소개한다. 호남의 특징인 석영제 석기와 내륙 깊숙한 곳에서 발견된 빗살무늬토기가 인사를 건넨다. 고인돌과 집터에서 찾은 유물들은 태초의 모습 그대로 돌 속에서 끄집어낸 듯 군더더기 없는 기능미를 뽐낸다.
2부의 내용은 고대이다. 2천 년 전의 칼과 창, 호미와 도끼는 철기 문명의 첨단을 달린 사람들의 애장품이었다. 철기가 몰고 온 새 바람은 나무를 마음껏 가공하고, 유리로 몸을 치장할 수 있게 하였다. 한편 1,700년 전 마한 사람들의 집안 모습을 생활 토기들과 함께 상상해본다. 높이 1.7m의 초대형 굴뚝은 어느 마한 지도자의 위세를 존재 자체로 웅변한다.
3부에서는 중근세 유물들을 선보인다. 분청사기의 대표적 산지인 고흥 운대리의 7호 가마터 출토품들이 600년 만에 다시 세상 빛을 본다. 또한 고려~조선시대 무덤에서 만난 온전한 모습의 수저와 그릇에서 고인을 검소하지만 정성스레 모셨던 조상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4부는 (재)대한문화재연구원과 함께하는 ‘페이퍼 크래프트’ 체험전시이다. 구멍단지 등 고대 호남지역의 유물들을 종이 모형으로 재탄생시켰다. 알록달록한 종이 장난감을 구경하고 직접 조립해볼 수 있다.
미래로 밀어내는 삶에 지칠 때, 발아래의 공허함으로 무너질 때, 재생의 땅 호남에서 나와 과거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출처 - 국립나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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