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의동 보안여관
2017년 10월 16일 ~ 2017년 11월 4일
통의동 보안여관은 현대 미술과 생활의 경계를 넘나는드는 생활밀착형 예술 시리즈 ‘ 000 예술이다. ’ 첫번째 프로젝트 < 먹는게 예술이다. 쌀 >을 개최한다. 한반도 주식인 쌀, 그 중 에서도 최근 멸종위기에서 새롭게 부활하고 있는 ‘토종벼’에 주목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토종벼’를 중심으로 바라본 종자의 소멸과 변이, 육종, 고정화에 이르는 생태학적 관점을 포함해 ‘벼-쌀-밥’으로 바라 본 한반도의 문화, 역사를 농부, 예술가, 학자, 요리사의 시각으로 조명한다.
< 먹는게 예술이다. 쌀 >은 한반도와 가장 넓고 깊게 교감해왔지만 오늘날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의 한 종, ‘토종벼’를 새로운 시선으로 주목한 전시< 흔들리며 서서; 교감식물 >, 생태인류학적 관점에서 쌀과 인류의 문명을 탐색하는 교육, 좌담< 토종벼와 풍토, 시간, 사람 >을 비롯해 < 토종 쌀 생산자 워크숍 >과 농부들이 귀하게 키운 토종 쌀의 풍미를 직접 느껴볼 수 있는 < 테이스팅 테이블 >, < 세모아 토종 마켓 >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이와 같은 다각적 시도는 ‘토종 쌀’이 갖는 인류 생존의 근원적 문제 제기와 한국 사회 문화, 역사의 상징성을 내포한 ‘토종’ 과 ‘쌀’에 대한 해석과 접근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는 ‘토종 쌀’에 대한 관점이 자칫 국지적인 표상이나 환경생태 보호 등의 단조로운 시각으로만 비춰지는 것을 넘어 우리 시대의 역사와 문화 곁에 가까스로 그 명맥을 이어온 ‘토종 쌀’을 내밀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경험하게 할 것이다.
기획의도
물 위에 서서 가만히 바람에 흔들리는 벼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도시에서 탈출해 농부의 삶을 택한 누군가는 그것을 바라보고 있을 때 자신의 마음도 벼처럼 가지런히 가라앉는 것만 같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쌀이 내포한 한반도의 역사 문화적 매개체의 상징적 내피와 외피 즉, 생명 자체가 지닌 외형적 아름다움과 환경적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식물로서의 벼를 다룬다. 특히 한반도와 가장 깊고 넓게 교감해왔으나 오늘날 멸종 위기에 처한 ‘토종 벼’에 주목 하고자 한다. 사실 벼와 쌀은 고대 인류 문명의 구전설화에 등장하며 주요 식량자원 이상의 초자연성을 지닌 숭배의 대상으로 묘사되어 왔다. 이것은 인류의 주식으로 사용된 감자나 고구마 등의 덩이줄기 식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태도다. 한 예로 라오스의 라메트 부족은 추수가 쌀의 영혼을 헤친다고 여겨 논의 한 구석에 꽃을 심어놓아 그 영혼의 넋을 기렸다고 한다. 이렇게 벼는 논이라는 특수한 환경적 조건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신성을 통해 인간과 각별한 교류를 지속해 온 존재다. 이런 교류의 흔적은 그 명칭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인류 공동의 지식 공유 차원에서 주요 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당대 이뤄졌던 다채로운 인간의 정신 활동과 사물 사이의 관계를 반증하기도 한다. 이는 구전되어 오는 한국의 토종 벼에도 잘 나타난다. 족두리를 쓴 새색시 모습 같다고 해 붙여진 ‘각씨나’, 붉은 돼지의 등에 비유한 ‘돼지찰’, 까투리의 색깔과 모양을 닮은 ‘자치나’, 토종벼 가운데 가장 키가 작다해 ‘졸장벼’로 불리 우는 이름들이 그 예다. 이렇듯 과거 한반도의 선조들 역시 벼에 특별한 애정과 시적열정을 쏟았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쌀과 벼’를 대하는 모습은 어떠한가? 이번 전시는 오늘날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 토종 벼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 생태 환경의 각 고유성과 주체성에 대한 자각과 회복을 투영하고자 한다.
이런 회복의 움직임은 한국적 일상의 가장 기본 요소인 쌀과 벼를 다시 바라보는 것 에서 부터 시작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벼의 생태적 교감과 관계한 작품을 선보이는 김준, 김지수, 김이박 그리고 표본제작자로 협력한 이소요는 모두 식물이 갖는 모양, 움직임, 냄새 그리고 그 주변부를 이루는 다양한 자연적 혹은 인위적 요소에 주목해왔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식물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요구가 있기 전부터 꾸준한 관심을 가지며 단순한 미적 대상으로써의 식물이 아닌 생명을 지닌 하나의 생물체로 교류와 탐구를 지속 해온 시각예술가들이다. 이들은 그간 이루어져 온 식물에 관한 리서치와 아카이빙을 토대로 흔히 ‘식용 작물’로 단조롭게 치부되는 ‘벼’에 미학적 관점을 제시했다. 이런 시도는 토종 벼의 주변을 이루는 풍경을 둘러싼 사운드 아카이브(김준, < 층간소음 >), 풍토에 따른 60여종의 토종 벼의 독특한 특성을 보여주는 표본과 아티스틱 리서치(이소요), 토종 벼의 성장에 따른 특수한 환경을 시각, 후각 등 공감각적으로 표현한 설치(김지수, < 공중정원 >), 토종 벼의 외관과 과거 볏짚의 쓰임에 내포된 역사성을 재해석한 설치와 드로잉(김이박, < 노심초사 시리즈 >)등 으로 표현 되었다. 일련의 작품들이 식물의 성장과 순환에 관계한 작품이라면 인간 문명의 역설적 풍경을 포착하는 송호철은 영상 < 4≢88 >을 통해 벼의 재배 과정에서 보여지는 자연 친화적 농법과 일반적 기계농법의 대비를 통해 문명의 합리성과 기술의 속도에 반문 한다.
이런 작가적 태도는 토종 벼를 둘러싼 특징과 사건들을 풍토, 시간, 사람이라는 세 개의 구조로 분리한 아카이빙 내 영상 <봄, 여름, 가을, 자연농법 토종벼 이야기>에서도 이어진다. 먼저, ‘토종 벼와 풍토’는 앞서 언급된 이소요의 포본 제작을 기반으로 재래종이 자라는 특수한 환경적 요소와 관계된 ‘토종’의 국지적 해석에 대해 재정의한다. 사실 지구상의 어떤 생물도 완벽히 분리된 토종의 순수성을 갖을 수 없다. 모든 생물은 환경과 문명의 구조 안에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토종 종자보존을 목적으로 세워진 한국토종연구회 조차 “토종은 한반도의 자연생태계에서 대대로 살아 왔거나 농업생태계에서 농민에 의하여 사양 또는 재배되고 선발되어 내려와 한국의 기후풍토에 잘 적응된 동물, 식물 그리고 미생물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토종’은 결국 한 지역에만 국한되어 자생한 생물이 아닌 자연스럽게 그 지역에 자라며 ‘고정화’된 상태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연과 인간의 가장 자연스럽고 민주적인 관계 안에서 형성된다. 하지만 인간의 일방적인 행위들은 이런 관계성을 자주 깨어지게 만든다. ‘토종벼와 시간’은 이런 인위적 행위에 따른 멸절의 사건에 따른 역사를 이야기한다. 본래 이 땅에 수천 년 동안 이어진 토종 벼의 종자는 그 수가 1500여종에 달했다. 그러나 일제의 식민농정과 수확량을 중심으로 시행한 1970년 대 종자개량으로 인해 현재는 멸종 위기의 종이 되었다. 이런 과거의 시간들을 되돌리고자 하는 개인과 공동체적 활동은 ‘토종벼와 사람’에서 소개한다. 여러 사회, 경제적 상황에도 ‘토종 벼’를 지켜온 농부들의 이야기는 한국영상대학교의 다큐멘터리 < 조선 농부에게 묻다 >인터뷰 자료가 포함되었다. 이들의 생생한 증언을 기반으로한 아카이빙은 작품과 더불어 인류 생존과 진화의 논리 안에서 간과되었던 가치들을 새롭게 드러내며 토종 벼의 종자적 특성과 ‘토종’이 품고 있는 사회적 함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토종 벼에 대한 이런 탐색의 여정은 사실 한 농부로 부터 비롯되었다. 현재 경기도 고양시 벽제동에서 약 3000평의 논에 80여종의 토종 벼를 생산하고 있는 우보농장의 이근이는 농업유전자원센터에 잠들어 있던 토종 볍씨들을 오랜 공명의 상태에서 꺼내어 시간 흐름 위에 다시 되돌려 놓았다. 하지만 멈춰진 자연의 운동성을 거꾸로 거스르기란 쉽지 않았다. 토종 벼의 특성을 가장 잘 상징한다고 할 수 있는 ‘까락’은 그 고유한 멋을 아름답게 드러내지만 현대적 재배 방식에는 매우 까다로운 요소로 작용한다. 그래서 토종 벼는 과거의 자연농법을 따라야만 한다. 이런 재배방식의 수고스러움이나 수확량 등의 경제적 가치로 볼 때 토종 벼가 오늘날 종의 도태를 맞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토종 벼를 고집스럽게 키워내는 그에게 이 실천들의 이유를 물었다., 그는 “역시, 아름다워서!”라는 단순하지만 가장 명료한 답을 내놓았다. 물론 역사와 사회적 구조의 모순들로 거세된 종에 대한 회복과 저항의 의식도 그 저변에 있겠으나 토종 벼를 다시, 계속 바라보게 하는 가장 큰 힘은 자연물이 지닌 그 외형의 고유성과 야생성 때문일 것 이다. 또 어쩌면 우리 안에 내재된 원시성이 이 개체가 만드는 풍경으로 하여금 자연물에 대한 태고의 제의적 감각들을 소환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현대미술의 언어로는 드물게 다뤄지는 토종 벼를 마주한 예술가들에게도 작은 낱알들 속에 담겨진 이미지와 함의에 호기심과 상상력이 불러일으켜 진 듯하다. 이처럼 ‘토종’과 ‘벼’는 한 개인이나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최근 논의되고 있는 인간 중심적 사고의 차원을 넘은 또 다른 전환을 일으키게 한다. 이제 계절은 가을 녘, 가만히 흔들리는 벼를 바라보며 새로운 사유를 이어가기에 가장 적당한 때로 흐르고 있다.
송고은, 통의동 보안여관 객원 큐레이터
프로그램
보안 쌀 가게
2017. 10. 21. (토) ~
12:00 – 18:00
식탁 위에 올려 질 가장 좋은 재료와 소통이 있는 ‘보안 쌀 가게’
끼니로 음식을 같이 먹는 행위인 식사는 인간의 경이로운 제도다. 이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와 소통이다. 생활 밀착형 예술공간을 표방하는 통의동 보안여관은 한국적 일상의 근간을 이루는 ‘밥’에 주목하고 그 중 우리의 풍토에 서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로 길러진 ‘토종 쌀’을 다시 우리의 곁에 되찾는 시도를 벌인다. 흑갱, 북흑조, 자광도, 자치나 처럼 이름도 다양한 토종 쌀들은 고유의 야생성과 생명력을 지녔다. 볍씨안에 감춰진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 보안 쌀 가게 >는 식탁 위에 올려 질 가장 훌륭한 소통과 재료를 파는 곳으로 프로젝트 기간 중 한시적으로 운영 될 예정이다.
세모아 토종 마켓
2017. 10. 21. (토)
세모아 토종 마켓(12:00 – 17:00)
자연 농부들의 친환경, 토종 먹거리 마켓.
생태농업을 지켜오는 농부들의 토종 작물 마켓이 프로젝트 기간 중 열린다. 기계와 화학비료가 아닌 온전한 농부의 시간과 손길 그리고 자연이 빚어낸 토종의 곡식과 과일, 식재료가 판매된다.
먹는게 예술이다. 토종, 쌀, 풍토, 시간, 사람
2017. 10. 28. (토) 12:00 – 14:00
최성우 (강연, 전시투어)
한식분야의 최고의 멘토들과 함께하는 토종 쌀 이야기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는 먹는 것을 그리는 원시인의 식탁이었다. 먹는게 예술이다는 담론이 전시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강연과 한반도 주식으로써 한식의 가장 근간을 이르는 음식재료인 쌀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한다. < 먹는게 예술이다. 쌀 > 전시를 통한 토종 쌀의 다층적인 담론들을 한식분야 중견 조리사들과 함께 이야기한다. 오늘날 농수산물 생산 식자재, 유통 등 전후방 산업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한식 산업에서 ‘토종 쌀’의 가능성을 점쳐보며 한식 산업과 관련 된 산. 학. 연 전문가와 함께 우리의 ‘맛’에 대한주체성을 논한다.
교감하는 생태와 문명
2017. 10. 28. (토) 15:00 – 17:00
조경만 (목포대/생태인류학), 전시 참여작가
세계 여러 민족들의 생태적 활동과 그를 통한 문화에 주목해온 조경만 목포대 교수와 자연적 방식에 따라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활동들을 체험한 시각예술가들의 좌담이 열린다. 토종 벼에 담긴 우리 사회의 역사,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쌀과 문명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흥미를 더한다.
토종 쌀 생산자 워크숍 & 테이스팅 테이블
2017. 11. 1. (수)
토종쌀 생산자 워크숍 15:00 – 18:00
이근이(우보농장)과 자연농, 토종벼 생산자
테이스팅 테이블 19:00 – 20:30
두오모/ 허인, 디미/ 이희재
토종 쌀을 짓는 농부의 ‘말’과 그 귀한 쌀로 서촌 동네 요리사들이 선보이는 ‘맛’의 테이스팅 워크숍.
토종 쌀 생산자 워크숍은 12년 전 처음 두 세알의 토종볍씨로 시작해 이제는 약 3000여평의 논에 80여종의 토종 벼를 재배하고 있는 농부 이근이를 중심으로 자연농 재배자들의 경험과 지식을 나눈다. 이들이 귀하게 키워낸 토종 쌀과작물들을 서촌의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쉐프들의 솜씨로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 테이블을 통해 새로운 ‘맛’으로 재탄생한다.
오프닝 2017.10. 21. 토 오후 6시
주최 통의동 보안여관,
후원 일맥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력 우보농장, 한국영상대학교
기획 통의동 보안여관
총괄 디렉터 최성우
객원 큐레이터 송고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신현진, 신나라
프로그램디렉터 전정훈
인턴 이한나, 최범석
출처 : 통의동 보안여관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2:00 - 18:00
수요일 12:00 - 18:00
목요일 12:00 - 18:00
금요일 12:00 - 18:00
토요일 12:00 - 18:00
일요일 12:00 - 18:00
휴관: 월요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