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가비
2015년 8월 11일 ~ 2015년 8월 18일
11시 59분 60초 : 고요한 하루의 끝 또는 시작, 혹은 그 경계선 위를 걷고 있는 세 사람의 서사시
‘11시 59분 60초’는 하루의 끝도 시작도 아닌 두 개의 시간이 맞닿아 있는 묘연한 시각이다. ‘12시 00분 00초’가 아닌 ‘11시 59분 60초’라는 시간을 제시함으로써, 시간을 분절적으로 인식하는 현대인들에게 연속적인 총체로서의 시간을 마주할 기회를 제공한다.
11시 59분 60초라는 시각에는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의 경계가 없다. 오직 어제이면서 오늘이고 오늘이면서 내일인 순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또한 이 시각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현재와 미래라는 분절된 경계가 풀리는 찰나의 순간이다. 이때 우리는 비로소 과거가 현재가 되고 더 나아가 그 현재가 또 다시 미래가 되는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물리적 속성을 극복한 시간은 현실과 비현실, 실제와 가상, 물리적 세계와 의식적 세계라는 이분법적 틀을 넘어섬으로써 그 본질적 의미를 확장해 나간다. 새로이 구축된 시공간적 개념은 우리에게 익숙했던 시간의 가치에 대해 재인식할 것을 촉구한다.
본 전시는 특정 장르에 한정되지 않는 10여점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회화, 조각, 설치, 비디오, 행위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진행된 각각의 작품들은 이 모연한 순간에 대한 세 작가의 각기 다른 접근을 반영한다.
'기억', '상실', '부활' 등 시간의 흐름에 의해 파생되는 개념을 주 소재로 삼는 문경원은 이들의 개념과 공존하는 감정들을 잔잔하고 내세적인 형태로 담아낸다. 작품 통해 떠나간 것들과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들의 본질을 다시금 붙잡고 나아가 기억 속 부정적 기록을 점차 아름다운 기록으로 승화시키려는 시도를 보인다. 지나간 시간 속에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토대로 작가는 관객의 기억 속 감정의 잔상에 호소한다.
‘삶’의 드러나지 않은 예술적 가치를 찾아가는 데에 관심을 지닌 안태은은, 이미 주어진 현상을 고정된 상황에서 분리해낸 상태 그대로, 혹은 분절시켜 새롭게 혼합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구성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무의식의 행위를 의식적으로 행했을 때에 얻어지는 결과론적 조형물을 통해 특정 행위를 낯설게 인식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 사이에서 자신의 독립적 자아를 확립하는 것에 목적을 둔 제인 리(Jane Lee)는 잠재의식이 의식의 표면 위로 떠올랐을 때 겪게 되는 끝없는 갈등과 감정의 여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머릿속에서 실재하지 않는 추상적 존재에 동요하며 상이한 선과 형상을 통해 자신의 복합적인 이미지를 화면상에 구현한다.



출처 - 갤러리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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