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의 환영(illusion), 속도, 강박과 같은 성질들은 나로 하여금 지각과 행동양식에 변화를 준다. 디지털 환경에서 ‘실행취소’와 같은 원본을 보존하고자 하는 보수적 행위 과정 중에 정보가 변질될 수밖에 없는 현상을 목격한다. 또한 보존에 있어서 거의 무시간성을 갖는 디지털에서도 정보는 물리적 한계를 갖고 분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과 미디어를 통해 사용자들의 물질적 행동이 디지털적으로 변화한 것을 느낀다. 가령 이들은 특정 이벤트에 대해 광적인 관심을 보이며, 그것이 임계치에 다다르면 쉽게 전소되어버린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많은 이미지에 빠르게 접촉하며 빠르게 소비한다. 웹 공간에는 많은 사용자들이 재생산한 새롭고 변화된 이미지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사용자들은 각자 스스로의 프레임을 만들어 세상을 보고, 모든 사건들을 그 틀에 파여진 홈에 따라 인지한다. 그들은 마치 마니에리즘(Mannerism)과 닮아 보인다. 그리고 가속하는 현대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쩌면 이런 태도만이 유일한 생존방식일지도 모른다. 오늘날 시각적 유희와 쾌락을 위한 디지털적인 기술 혹은 내부적인 알고리즘은 미메시스를 넘어선 어떤 과포화된 지점에 있는 것 같다. 또한 자신의 모습을 담은 셀피(selfie) 혹은 프로필 사진들에서 볼 수 있는 미적 허영심과 기괴하게 보이기도 하는 디지털적 조작이 풍요와 권태 속의 기형적 현상으로 보인다. 이러한 디지털 이미지는 환영성의 막을 갖고 있으며, 이 환영은 단순한 감각의 착각이 아닌, 감각 이상의 에너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정보를 넘어서 현실화에 기여를 하기도 하며 끊임없이 타자에 의해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오늘도 풍요로운 이미지 속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취하고 이미지에 취하면서, 새삼 환영이라는 막은 본래 서로 아귀가 맞지 않는 판들의 조합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 작가노트

‘완벽함에 대한 무의미적 행위Meaningless movements for perfection-sun’_Lambda Print_100x100cm_3edition_2015
‘완벽함에 대한 무의미적 행위Meaningless movements for perfection-earth’_Lambda Print_100x100cm_3edition_2015
오프닝 & 작가와의 대화
10월 9일 금요일 6시
출처 - 공간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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