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미술관
2015년 9월 4일 ~ 2015년 10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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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순 작가의 《FACE》는 이미지(사진)와 퍼포먼스 그리고 녹화된 시간들의 이미지(퍼포먼스 비디오)로 구성되는 공간 특정적인 설치 작품입니다. 작가는 본 창작공모를 위해 김환기 예술세계의 철학 및 미학적 코드를 기준으로 기존의 《FACE》 시리즈를 분석하고 재해석함으로써 ‘2015년 환기미술관 버전의 《FACE》’로 재탄생시켰습니다.
클로즈업된 (작가의) 얼굴 이미지는 수백 장으로 프린트되어 환기미술관 별관 전시실 입구의 계단부터 시작해 전시 공간 바닥 전체에 빈틈 없이 메워집니다. 관람자들은 작품 감상을 위해 첫발을 내딛자 마자 그녀의 얼굴을 밟게 됩니다. 불편할 수도 있는 이 시점에서 관람자들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녀의 얼굴을 밟고 작품 공간으로 들어서야 할지 아니면 돌아설지. 그리고 작가는 기다려야만 합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얼굴을 밟고 들어서기를.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다음’을 진행시킬 수 없습니다.
관람자들에게 어떤 선택을 요구하고, 그 선택에 따라 작품의 다음 과정이 진행될 수 있는 하인순 작가의 《FACE》는 ‘관계’라는 키워드에 주목한 작업입니다. 관람자들은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선택의 여지 없이(물론, 들어가길 원하는 관람자에 한해서) 얼굴(사진)들을 밟아야만 하고, 결과적으로 (사진의) 얼굴들은 지속적으로 더러워지고 손상됩니다. 이 과정에서 관람자들은 자신의 행위와 사회적 통념(누군가의 얼굴을 밟는다) 사이의 ‘관계’에서 고민하고 어떤 결정을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작품의 다음 과정 - 시간의 흐름에따른 관람자의 개입 횟수, 그 개입의 방식(어떻게 밟았느냐, 즉 공간에서의 관람자의 움직임(제스처)) 의 진행을 가능하게 합니다.
타인(관람자)에 의해 더럽혀지고 손상되는 시간들이 누적된 공간에서 작가는 ‘걸레질’을 시작합니다. 작가는 자신의 얼굴을 타인에게 드러난 공간에 노출시키는 행위, 그리고 그 이미지들이 손상되는 것,그러나 공간의 이미지들이 더욱 많이 훼손될수록 자신의 작품이 많은 사람에게 보여지는 것이라는 사실 등의 복합적인 갈등의 상황에서 비롯되는 ‘관계’를 생각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걸레질로 공간은 닦여지고, 걸레는 더러워지고, 작가는 걸레를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더러워진 물로 자신의 얼굴을 세수합니다.
전시 기간 동안 공간의 이미지는 상호적으로 지속되는 관람자와 작가의 관계에 따라 계속 변화합니다. 전시가 종료되면서 관람자들의 개입이 멈추고 작가의 퍼포먼스도 정지되면서 작품은 마무리됩니다. 작가는 이 일련의 과정들을 우리의 삶, 시공간이 전개되는 흐름의 어느 한 지점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FACE》의 보여지는 시간과공간은 어느 순간 잠시 꺼지겠지만, 또한 계속되고도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출처 - 환기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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