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
2017년 1월 20일 ~ 2017년 3월 19일
정승혜, 달무지개_neon, sheet, paper_5.9x6.2x4.5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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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문화회관의 기획, 「유리상자-아트스타2017」전시공모선정 작가展은 동시대 예술의 낯선 태도에 주목합니다. 올해 전시공모의 주제이기도 한 '헬로우! 1974'는 우리시대 예술가들의 실험정신과 열정에 대한 기억과 공감을 비롯하여 ‘도시’와 ‘공공성’을 주목하는 예술가의 태도 혹은 역할들을 지지하면서, 가치 있는 동시대 예술의 ‘스타성’을 지원하려는 의미입니다.
4면이 유리 벽면으로 구성되어 내부를 들여다보는 관람방식과 도심 속에 위치해있는 장소 특성으로 잘 알려진 아트스페이스「유리상자」는 어느 시간이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민의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예술가들에게는 특별한 창작지원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공예술지원센터로서 더 나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전국공모에 의해 선정된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2017년 유리상자 첫번째 전시인, 전시공모 선정작 「유리상자-아트스타 2017」Ver.1展은 회화를 전공한 정승혜(1981년생)의 설치작업 ‘달무지개Moonbow’입니다. 이 전시는 작가가 깨달은 삶의 이치理致, 즉 ‘숱한 시련의 번뇌煩惱와 문득 깨닫는 돈오頓悟의 순간이 같은 생의 삶에 비친 다른 일면’이라는 인식認識의 성장 사태事態를 시각화하면서, 자신이 그린 동화적 이미지와 짧은 글의 친화적 포용력이 우리들 삶에서의 좌절과 망설임을 대신하는 위로일 수 있기를 바라는 기원입니다. 또한 이 전시는 지금, 여기의 현실 풍경이 유리상자의 표면과 그 너머 빈 공간에 깃든, 그리고 과거의 부정적인 기억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려온 작가의 신체행위가 관객과 공감하게 되는 경계 없는 시․공간적 상상想像이며, 그 상상의 충만함을 빛으로 은유하는 자유 설정設定입니다.
이번 전시는 자신의 인식을 시각화하려는 지속적인 예술 설계의 어느 부분을 사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상자 공간에 담아보려는 작가의 시도로부터 시작됩니다. 작가는 이곳, 6×6×5.5m크기 유리상자 내부공간의 천장에 스스로 ‘달무지개’라고 부르는 1.5m길이의 빛 묶음을 매달았습니다. 이것은 짧은 원호圓弧 형태의 네온사인 6가닥이 무지개빛을 그리도록 마련한 장치입니다. 짐작하듯이 ‘달무지개’는 달의 반대편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달빛에 의해 만들어지는 무지개를 말합니다. 달에서 반사되는 빛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달무지개’는 사람의 눈으로 그 빛을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희미하며, 하늘이 어두울수록, 달이 밝을수록 좀 더 쉽게 관찰됩니다. 작가는 자신이 살아온 부정적인 감정의 시간 속에서 그 부정의 시간과 동시에 존재했던 긍정적 순간의 메시지를 발견하고 ‘달무지개’를 그 은유의 상징으로 설정한 것입니다. 작가가 설계한 ‘달무지개’ 전시는 2015년 발표한 ‘안녕, 무지개’와 2016년 발표한 ‘번뇌의 달은 모두 별이 되리’를 유리상자 공간에 맞게 재구성한 것입니다. 기존의 드로잉 중심의 전시가 선의 조형성에 주목한 것이라면, 이번 유리상자 전시는 그 선 드로잉보다 공간에 더 주목한 양상입니다. 3면의 유리 벽면에는 시간의 변화처럼 달이 변화하는 10가지 모양을 나누어 붙이고, 그 아래에 10컷의 선 드로잉 이미지와 시의 구절을 반짝이 시트지로 부착하였습니다.
그림1은 곰이 개울에 들어가 물고기를 잡으려다가 놓치는 장면, 그림2는 불어나는 개울물에 곰이 빠져서 뿌리 채 뽑힌 나무를 잡고 물 위에 떠 있는 장면, 그림3은 다리를 다친 사슴을 부둥켜안고 있는 곰, 이 장면은 삶의 행복이 떠내려가듯이 개울에는 사랑과 행복을 상징하는 사과가 떠내려가고 있지만, 그 옆에 피어있는 수선화가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림입니다. 다음 그림4는 겨울눈이 내리는 어느 날, 진흙탕에 빠져 넘어진 곰을 보고 꽃을 든 곰이 나타나서 위로하는 장면, 그림5는 숲 속에 불이 나서 나무가 타는데, 곰이 위태롭게 불을 피하고 있을 때 긍정을 은유하는 비둘기가 지켜보는 장면입니다. 그림6은 곰이 물고기를 잡는 장면, 그림7은 아파서 침대에 누워있는 곰, 그림8은 바람이 부는 숲속에서 가던 사슴이 잠시 멈춰서 뒤돌아보는 장면, 그림9는 곰 세 마리가 손잡고 춤추는 장면, 그림10은 계속되는 인생 항해를 은유하려는 듯 배를 타고 노를 저어 빙하를 건너는 곰의 모습 등 입니다. 이렇게 보니, 대상화하여 보던 선 드로잉과 글이 내가 서있는 공간을 둘러싸는 환경이 되어 우리들 삶 속으로 스며듭니다. 작가는 이번전시에서 이제까지 열어두지 않았던 유리상자 출입문의 개방을 원했습니다. 관객이 전시 공간 안으로 들어가 환경으로서의 그림들 속에 둘러싸이게 하려는 것입니다. 유리상자 안으로 들어간 관객은 이 텍스트의 마지막을 전시장 바닥에서 마주하는데, 인쇄한 ‘번뇌의 달은 모두 별이 되리’ 시가 중앙에 쌓여있습니다. 한 장을 집어 들면, 공감의 여린 마음이 전해집니다.
정승혜의 그리기행위는 생의 현실에서 경험했던 불안과 방황의 시간을 잊고 전혀 다른 충만감으로 몰입沒入하려는 장치이며, 자신의 감수성과 직관 그리고 반복과 지속이 더해져 ‘달무지개’라는 공간 상태로 남겨집니다. ‘달무지개’의 긍정을 호출하는 유리상자 설치는 과거 기억의 치유에 다름 아닙니다. 주변의 풍경과 관객의 출현을 투영해내는 이 유리상자는 생의 부정적 감성을 지나 살아있는 충만함을 증거 하는 ‘지금, 여기’, 그 충만을 기억하려는 ‘염원’의 스펙트럼, 가슴이 공허한 부재와 결핍, 소외의 시․공간을 치유하려는 상징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동시에 인간 생의 희노애락喜怒哀樂 이치를 수긍하고 기억하기바라는 제안이고, 또 투명유리 위에 그려진 선 드로잉의 반짝임이 곧 빛으로 충만한 자연에 대한 기대일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지향을 실천하려는 신체행위 과정에서 스스로와의 만남과 관객과의 공감, 유대의 경험으로서 세상과 ‘소통’하려는 매개인 것입니다.
충만감에 관한 깨달음을 기억하며 현재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이번 유리상자는 자신의 미적 신념을 소통하려는 예술의 가치 실천을 생각하게 합니다. /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정종구
작가노트
전시 <달무지개>는 간략한 동화적 이미지와 짧은 글을 담은 소책자 <안녕, 무지개>, <번뇌의 달은 모두 별이되리>라는 두 개의 'TEXT'를 바탕으로 한 전시구성입니다.
실존의 페르소나를 상징하는 주체 '갈색곰'은 매일 밤 달을 바라보며 별이 되고자 열망한 삶에 대한 좌절의 괴로운 마음을 하고 있습니다. 숱한 날을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며 세던 달들은 반복된 시련의 '검은 달'로만 보입니다. 일련의 시련 뒤,
'곰'은 그러한 별을 향한 어리석음으로 스스로 집착했던 괴로운 '검은 달' 또한 같은 하늘에 '푸르른 별'과 함께 하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달이 별이 되고 별이 달이 되는 순간, 실존의 생에서 긍정을 발견하며 달도 별도 스스로가 부여한 의미의 색과 반짝임을 하고 있었을 뿐임을 알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고 지금에서야 생의 고된 경험들을 되돌아보니 ‘검은 달’이, ‘푸르른 별’이 모두 알록달록 예쁜 무지개의 경험들이었음을 바라보게 됩니다. 밤하늘의 반짝이는 푸르른 별 하나를 바라보며 시련의 검은 달들을 지새우고 났더니 그것이 모두 시간으로 빚은 밤하늘의 눈부신 ‘달무지개(moonbow)’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TEXT' <안녕, 무지개>, <번뇌의 달은 모두 별이되리>속 짧은 글과 그림이 담고 있는 것은 생의 고뇌가 모두 별로 귀결되는 것도, '돈오적' 깨달음을 통한 '푸르른 별'로의 인도로 귀결되는 것도 아니라 어둠이 있어야 빛을 발견하듯, 그래서 어둠도 빛도 하나인 것처럼, 검은 달을 보고서야 푸르른 별이 보여지 듯, 달도 별도 함께 하나였을 뿐이라고 말하며 '번뇌의 검은 달'도 '돈오의 푸르른 별'도 자기 안의 하늘에 함께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음을 말하며 긍정적으로 생을 바라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거창하지 않을 친근한 동화적 이미지의 나열과 짧은 글로나마 누군가에게는 삶의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정승혜
작가와 만남 : 2017. 2. 2(목) 오후 6시
시민체험 워크숍
제목 : 나만의 텍스트
일정 : 2017. 2. 25(토) 오후 3시
장소 :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
대상 : 초등학생이상
참가문의 : 053-661-3526
내용 : 작가의 작품처럼 나만의 글과 그림이 담겨진 텍스트 만들어 보기
코디네이터 : 정승현 omu123@hanmail.net
기획 : 봉산문화회관
출처 : 봉산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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