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스페이스배
2017년 9월 1일 ~ 2017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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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박가연
기억 속에서 동물의 배가 갈리고 내장이 비워진 공간을 떠올린다. 귀한 손님이 오셨을 때 이루어지는 동물 살육의 파티. 어릴 적 경험했던 다양한 동물들의 도축과정은 다소 공포스러웠지만 의외로 매우 깨끗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고 내장을 들어낸 갈비뼈의 안쪽 공간은 매우 아늑해 보여 그 텅 빈 공간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 공간은 무의식 속에 남아있는 어머니의 자궁 속처럼 편안해 보였다. 작품의 모티브는 대체로 유년기에 경험한 사건과 동물들의 ‘죽음’에 관련된 기억들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생명의 덧없음을 깨닫게 해준, 죽음보다는 ‘삶’과 관련된 기억의 재구성이라고 할 수도 있다.
내가 기억하는 도축장면이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지만 또 어떤 이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기억인 것처럼, 우리는 같은 이미지를 보고 알 수 없는 이유에 의해 마음이 끌리거나 그것을 보고 다른 상징을 발견해 내기도 한다.
무의식적인 자유연상을 통해 포착된 오브제들은 그림이나 조각으로 재해석되어 불안의 편린(片鱗)들을 상징하고 있다. 지금까지 작가 내면의 무의식을 대상으로 단편적인 가상의 서사를 만들어왔다면, 최근의 작업들에서는 타인의 무의식 속의 이미지를 꺼내어 타인의 원형에 작가가 간섭하여 새로운 이미지들을 창출하는 연구를 하고있다.
이것은 단순히 타인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의 공상과 작가의 관념이 만나는 경계에서 이미지와 관념이 허물어지는 순간을 포착해 나가는 과정이다.
서성훈
반야월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 장소이다.
반야월 인근에는 K2라는 공군 비행장이 있고, 시멘트 공장과 연료 단지가 있다.
덕분에 그로 인한 사회적 소음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오고있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소음들을 듣고 자라왔다. 그리고 그러한 소음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해강
캐릭터는 나의 페르소나로써 나의 생각을 행동이나 색, 변형된 형태로 반영한다. 이 과정을 함수와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내가 외부적인 요소를 받아들이는 과정과 매우 닮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존재가 완전히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어떤 관계나 가치관 같은 것들이 섞여서 존재하는 형태라고 가정 했을때, 나는 이러한 외부적인 요소들을 나의 방식대로 받아들여 나의 존재를 만들어간다.
이번 작업에서는 VR을 쓴 캐릭터가 보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을 통해 외부적인 요소를 과장되거나 절하하여 받아들이는 것을 표현하였다. 나는 이를 통해 함수와 같이 받아들이는 나의 방식을 적나라하게 바라보고자 한다.
허찬미
'거주'라는 개념은 일정한 곳에 머물러 산다는 사전적 정의를 가진다. 이 거주라는 개념을 전시의 과정에 대입시켜본다면, 작가의 작업은 일정 기간 동안 공간에 머물게 된다. 작업은 공간에서 거주하게 된다. 이 일시적인 거주가 반복될 때, 본질적으로 작가의 터전이 없음 혹은 지속적으로 허물어지는 터전의 모양을 보여준다. 계속해서 허물어질 것을 알고 있음에도 생산해내야 하는 작가는 공간 내에 일시적이나마 자신의 터전을 취해야 하는 목적을 가진다.
"인간이 거주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는 말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불행한 삶의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던져져 있음이란 상태를 자신이 노력하여 거주의 상태로 바꿔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오토 프리드리히 볼노
작가의 작업이 표류가 아닌 터전, 거주의 상태 즉, 전시라는 형태로 바꾸기 위해 작가는 단호하게 체념하는 법을 배운다. 작업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공간이 요구하는 체념들을 모두 소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단호한 체념을 내어주고 작품은 거주한다. 이 때 발화되는 작업은 작가의 이야기로써 간신히 자리한다.
작가는 또 다른 거주지를 찾아 표류한다.
이윤서
나의 작업은 내가 보는 것과 내가 행하는 것이 오작동을 일으켜서 벌어지는 결과물이다.
나의 세대는 는 조금 칙칙하게도 어중간하게 위치한다.
공중전화에 의존하던 시절부터, 중학생때즘에 삐삐가 생겼고, 잠시 더 어정쩡한 씨티폰이 있었으며, 십대가 끝나갈 무렵 핸드폰이 생겼다.
기술면에서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급격하게 넘어가는 시기에 성장기를 보낸 나의 세대에게는 어중간함이라는 특징이 비중있게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세대에서 정말 크게 유명하다고 할 만한 사람같은 것은 참 없다.
우리 이전 세대의 심금을 울리는 감동이나 이후 세대의 초 신기술의 결과물 따위는 우리에게는 없다. 우리에게 있는 것은 본 것과 생각하는 것 사이의 괴리감 뿐이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핸드폰이고, 창문이고, 모니터이고, 출판물이고, 거울이다.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프레임화되어 다가오는 이미지들의 잔상을 재빨리 기록하고 그 다음의 잔상을, 또 그다음의 잔상을 속도감 있게 기록해 나갔다. 강렬하게 다가왔던 색이나 형은 그려지는 도중 또 다른 강렬함으로 대체되고 이러한 반복이 쌓여서 혼란스럽고 산만한 이미지를 이루었다. 이 안에서 사유의 깊이가 상실된 상태, 빠른 전환 속의 단절된 불안정함을 시각화 하고 싶었다.
또한 해결 없이 유보된 상태로 계속 축적되기만 하는 오늘날의 속도를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빠르게 지나가는 정보들의 인상을 놓치지 않고 다 기록하고 싶지만, 그 마음에 비해 손은 너무나 느리다. 꼭 남겨 놓고 싶었던 부분은 회화의 시간 속에서 상실되고,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 급한 붓질들이 만들어놓은 어설픈 경계가 전부이다. 수많은 정보 사이에서 시작이 언제였는지, 끝이 무엇이었는지 알지 못하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조차 잃어버리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작업의 진행은 마치 끝없는 수다처럼 한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 링크된 이야기로 진행되고, 완전히 다른 화재로 전환되기도 한다.
산만하고 즉각적인 사고의 전환을 회화라는 고전적인 매체로 기록하는 것은 생명력이 짧은 지금의 시각언어를 과거의 긴 시간 속에서 살아남은 언어를 빌려와 박제시키고자 하는 개인적인 욕망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보다도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는 그 어색함을 인식하지 못하지만, 현재를 소화하는 방식이 어정쩡한, 이쪽도 저쪽도 가지 못하는 이상한 감각상태의 체득을 마주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과정이 중첩되어 형성된 자연스럽고 어색한 이미지는 지금 시간의 방대하고 깊이없는 풍경화이자, 크고 빠른 변화 사이에 끼어버린 어정쩡한 기록자의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작가 본인의 우스꽝스러운 자화상이다.
부대행사
2017.09.01 오후 4시 강사 : 윤규홍(갤러리분도 디렉터, 예술사회학)_예술의 사회적 기능 그리고 지역작가들이 살아남는 방법
2017.09.02 오전 11시 강사 : 황석권(월간미술 수석기자)_스스로 홍보하기
전시주최 : 오픈스페이스 배
출처 : 오픈스페이스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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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11:00 - 18:00
화요일 11:00 - 18:00
수요일 11:00 - 18:00
목요일 11:00 - 18:00
금요일 11:00 - 18:00
토요일 11:00 - 18:00
일요일 휴관
휴관: 일요일, 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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