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창작센터
2017년 1월 24일 ~ 2017년 3월 26일
대전시립미술관은 2017년 ‘소장품 기획전’의 첫 번째 전시를 창작센터에서 개최한다.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가 위치한 대흥동 일대 원도심은 1900년대 초 경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근대시기에 형성되었던 공간으로 1990년대 둔산지역에 신도시가 형성되며 공동화 현상이 초래 되었고, 이후 예술을 통한 도시 재생으로 문화부흥의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는 곳이다.
도시는 유기체와 같아서 생성하고 번성하고 쇠퇴를 거듭하며 이상세계를 향한 인간의 열망을 실현하는 장소로 끊임없이 재탄생하고 소멸해 간다. 도시는 아프리카에서 출현한 호모사피엔스 이래 진화를 거듭한 인간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발명한 최고의 산물이기도 하다. 파라다이스, 엘리시움, 엘도라도, 에덴동산, 무릉도원, 샹그릴라 등 유토피아를 향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과 끝없는 도전은 문명을 탄생시키고 도시를 형성시킨 것이다.
이번 소장품기획전 <달콤한 도시>는 대전시립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중 도시를 투영하고 있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낙원을 모방한 건축물들과 파라다이스를 표방한 수많은 기호들로 뒤 덮여 있는 도시는 이미지를 생산하는 예술가들에게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무한한 공간이며 유토피아를 꿈꾸는 거대한 미메시스mimesis와 다름이 아니다.
유토피아Utopia는 16세기 영국의 사상가인 토마스 모어Thomas More가 고대 그리스어를 합성하며 만든 신조어로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곳, 비현실적이며 실현불가능한 곳이라는 소극적인 의미와 함께 더 좋은 사회, 어떠한 불만도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공간이라는 적극적 의미를 내포한다. 유토피아가 현실 도피적이고 부정적인 공상적, 허구적 내용으로 많은 작품에 나타나고 있지만, 사실상 존재하지도 않는 시·공간을 통해서 혹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상상력의 세계에서나마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행위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삶의 원동력이자 더 낳은 내일을 위한 인류의 희망이기도 하다.
유토피아에 대한 비전은 모든 영역에 스며들어 현실을 인식하고 추동하는 계기가 되어 왔는데, 미술의 경우도 예외가 아닐 뿐 아니라 그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그릇이 되어 왔다. 또 다른 세계이자 현실을 비추는 액자 속 그림은 유토피아의 도해圖解 인 셈이다.
이번 전시는 두 가지 관점에서 기획되었다. 하나는 도시라는 키워드로 원도심을 들여다 보는 것이다. 예술을 통한 도시재생을 이루고 있는 이곳 원도심은 상권이 부활되며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예술가들이 이곳을 다시 떠나게 되는 젠트리피케이션zentrification현상에 당면하고 있는 점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된 지역이 상업지구로 활성화되는 긍정적인 점도 있으나, 문화백화현상이라는 지역문화의 뿌리를 잃게 하는 부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문화 예술가들의 정착은 물론, 예술활동 기반의 마련은 이제 이곳이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
다른 한편으로는 ‘유토피아=도시’라는 도식이 성립되는 그 이면에 도시가 내포하고 있는 밝음과 어둠, 비극적 미래를 초래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도는 디스토피아dystopia, 잠시의 해방구이며 유토피아를 경험케 하는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 등 도시 안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공통적인 문제들과 대면해 보는 것이다. 소외, 익명성, 범죄, 슬럼화, 가치관의 변화, 물질만능화, 전통문화의 소멸, 문화재 상실, 도시경관의 혼란, 각종 공해, 쓰레기, 개인사생활 침해, 주거시설 부족, 교통의 혼잡과 사고, 경제적 위기감, 빈익빈부익부, 생활의 양극화 현상 등등...
대전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지닌 건물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등록문화제 제100호)에서 소장품기획전을 개최하며 미술관의 오랜 역할이었던 수집, 보존, 연구, 전시라는 1차적 기능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및 대중과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여 문화소외 갈등을 해소하고 균형있게 발전하는데 일익을 담당하고자 하는 의지도 이번 전시에 포함되어 있다.
출처 : 대전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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