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룩스
2018년 1월 29일 ~ 2018년 2월 25일
조준용, 1995 삼풍백화점, 2016, Pigment print, 80x12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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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mb Seoulscape은 현재는 존재하지 않지만 4.9mb 사진 용량으로 남아있는 과거의 서울 사진을 서울을 연결하는 순환도로라는 비-장소적 공간 위에서 영사하여 우리가 사유하고 있는 시공간의 심리적 속도를 측정하고 끊임없이 마주하는 현재라는 시간의 감각을 확장시키고자 하는 작업이다. 속력을 구하는 수학공식처럼 그 어떤 대도시만큼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서울의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나온 거리와 시간 그리고 방향을 알아야 정확한 속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속력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중립적이며 객관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도로라는 비-장소적 공간은 시공간의 축에서 벗어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서울을 바라볼 수 있는 나의 기나긴 작업 공간이다.
서울에는 자유로,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동부 간선도로, 서부간선도로, 북부간선도로, 남부순환도로, 내부순환도로, 서울 외곽 순환도로와 같이 크게 9개의 순환도로가 연결되어있다. 출발과 도착의 중간단계 그리고 좌우로 나누어진 풍경의 중심인 이 특수한 장소에서 지금 이 순간만이 계속 이어지는 영원한 현재의 시간에 머무르며 스쳐 지나가는 시간을 바라보고 있다. 4.9mb Seoulscape에 사용된 사진들은 1995년부터 서울시가 도시경관기록화 사업으로 촬영한 2만 5천여 장의 사진을 서울연구 데이터 서비스라는 사이트를 통해 검색된 사진이다. 화려한 시절을 뒤로한 채 초라한 기록사진으로서 존재하는 그들의 모습은 인물의 초상사진처럼 과거를 회상하게 할 뿐 현재의 그 어느 곳에도 그들의 흔적이 연결되지 않는다. 4.9mb의 작은 사진 용량으로 전송되는 2만 5천 장의 사진 중에는 삼풍백화점, 성수대교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들이 있었으며 뉴타운 개발의 시초였던 잠실 주공아파트 단지, 정치적 역사적 이유로 철거되야만 했던 구 국립중앙박물관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 경기를 치렀던 동대문운동장처럼 서울의 근현대사의 화려한 이면 속에 초라함이 내장되어 한 장의 사진으로 나란히 정렬되어 있었다. 나는 이렇게 검색된 사진들을 순환도로 위에서 프로젝터를 이용하여 현재 진행형의 시간 위에 우리가 삭제한 과거의 공간-이미지를 그 공간이 실제 존재했었던 풍경의 방향으로 영사한다. 그리고 그 빈 공간 사이를 지나가는 차량 위에 잔상이 맺히는 2~3초의 순간을 사진으로 포착한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시간을 고정시키는 이미지와 시간을 흘려보내는 비-장소 사이의 균열에서 수학으로 계산할 수 없는 시간의 심리적 속도가 나타나길 기다리고있는중이다.
출처: 갤러리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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