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미술관
2018년 8월 3일 ~ 2018년 8월 19일
이준용, 뭐라 적을까 고민하다가 망부석이 되어버렸습니다, pencil on paper, 297 x 21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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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미술관(이사장 조재기)은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드로잉 전시를 지속적으로 이슈화하고자 매년 공모를 통하여 선정된 작가들의 전시회를 “Into Drawing”이란 이름으로 개최합니다. 올해는 “2017년 드로잉센터 작가공모”에 선정된 작가 3인의 개인전으로 진행됩니다. 금년 “Into Drawing”의 세 번째 전시는 8월 3일부터 8월 19일까지 “미안한데 너무 슬퍼서 말해줄 수 없어요” (I'm sorry but it's too sad to tell you)”라는 부제로 이준용의 드로잉 작업을 선보입니다. 대한민국에서 2018년을 살아가고 있는 30대들의 공감을 유도하는 그의 낙서 같은 드로잉에는 한국사회의 황금만능주의와 기득권, 파벌사회에서 질식되어 가는 자신을 은유하고 의인화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본 전시는 소마미술관 메인 전시(일부러 불편하게)와 함께 관람 가능합니다.
전시 소개
욕구 불만 도피자의 현란한 변명
1.욕구 불만 도피자
(1. 잘 있거라, 더러운 남조선아!, 1-2 전설의 주먹, 1-3 전설의 나무, 1-4 젊은 낙지의 슬픔)<2010~14년>
: 이준용은 대한민국에서 2018년을 살아가고 있는 30대 중반의 청년이다. 그는 UFO가 나타나서 자신을 빨아 들여 사라지며 “잘 먹고 잘살아라, 불공정하고 더러운 한국사회야!” 라고 외치고 싶은 되는 일 없고 미래가 암울한 미대 오빠이다. 그의 낙서 같은 드로잉에는 한국사회의 황금만능주의와 기득권, 파벌사회에서 질식되어 가는 자신을 은유하고 의인화 한 낙서들이 배설하듯 쏟아져 나오게 된다. 어쩌면, 인간의 판단 기준이 자본과 스펙인 관행과 시스템에 대한 스트레스를 낙서로 중화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자랑스럽지 못한 재능(2-1 딸아, 너는 미술을 하지 말거라, 2-2 우리의 결의 : 다음 번 생엔 절대로 미술을 하지 않겠습니다. 2-3 이 경험은 훗날 드로잉이 되리라, 2-4 곰브리치 서양 미술사 독파, 2-5 동방의 요괴들)<2010~14년>
: 이준용은 미술을 왜 하며 미술로 무엇을 하려 하는가? 이런, 질문과 대답, 미술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반복하며 실망과 체념, 또 다시 작은 희망을 반복하며 낙서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누가 멈춰 주었으면, 싶을 정도로 화려하지 않고 멍에 같은 재능이다. 미술로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조차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미술을 부정하고 벗어나려고 하지만, 예전의 경험을 드로잉으로 남기려고 치밀하게 계획하는 행동을 보면, 미술은 본능적이고 숙명에 가깝다.
3.청년 백수의 사랑(4-1 아날로그 고백 기계, 4-2 4-3 씨씨, 4-4 안녕, 잘가 4-5 질서있는 이별, 4-6 코인 바다, 4-7 꿈 : 한 달에 50만원만 벌어도 나는 너를 사랑해)<2010~14년>,(4-8 이별과 온수매트, 4-9 수세식 고백 기계)<2017~18년>
: 연애를 해본 사람들은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잎으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식의 유치한 놀이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작품 ‘아날로그 고백기계’가 그런 식의 아날로그 감성을 표현하였고, 작품 ‘씨씨’도 캠퍼스+커플의 에피소드를 이준용식 연애 감정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드로잉이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작품 ‘이별과 온수매트’ 인데, 이런 상상을 해본다.
사랑 하게 된 여자가 온수매트를 파는 다단계 회원이고, 그녀를 사랑했던 순진한 청년은 그녀를 위해 수십 개의 온수매트를 할당받지만, 온수매트만 남겨놓고 그 년은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이별의 슬픔과 노동의 고통을 온수매트로 지지고 있는 순진남을 그린 거 같은 슬픈 그림이다.
(그림 내용은 작가에게 묻지 않고 전적으로 필자의 상상임) 중략...
/ 손성진 (소마미술관 책임 큐레이터)
작가노트
드로잉 단상
왜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슬픔이 부여되지 않는 걸까, 혹은 당신이 사랑하는 것들은 왜 항상 가난한 걸까. 어째서 좆같은 일들은 곳곳에 산재하는가. 여기 실린 글과 그림들은 이러한 질문들을 지속해서 되감아 놓던 특정한 감각 속에서 제작되었다. 당신이 어디선가 목격했을 법한 미미한 일상과 불행의 낙차에 관한 개인적인 기록이기도 하다. 이것들이 대부분 과장되거나 은폐된 까닭은, 여기서 무언가를 온전히 말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환멸은 인식이고, 불능은 상태이며, 둘이 합쳐진 냉소가 오랫동안 내 시간을 지배했다.
무엇이 되는 것과 무엇이 되지 않는 것 사이에 이 그림들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그림으로 온전한 무언가를 세우진 못할 것이다. 대신 무엇이 무너졌으며 무엇이 재건될 것인지를 암시하는 임시적 가림막 같은 용도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음식이 식어서, 애인의 마음이 멀리 있어서, 네가 나보다 가진 돈이 많아서, 언제인지 모를 죽음이 두려워서, 정치를 통한 진리의 실현이 도무지 불가능해보여서, 그 자리에 증오가 자기 나라의 깃발 대신 휘날릴 때, 그 모든 것의 형편없는 모사물이자 시답잖은 농담으로써 종이 위에 드로잉을 가져다 놓았다. 곧 철거될 것이므로 이것들은 대부분 엉성하고 조잡하여도 무방하다. 드로잉이 효율적으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하여 어떻게 그리느냐는 별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책을 만들려고 여기 저기 방치해두었던 오래된 그림들에 저마다 제목을 붙여 보았다. 그림 뒤로 억장이 무너진 풍경들, 속지 않을 거짓말, 형편없던 연애, 가난하고 예쁜 사물들을 생각했다. 아무도 바다에 살진 않지만, 누구도 바다를 폐허라 부르지 않듯이, 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곳에 이름을 주면, 그곳에 이름이 머물 자리가 생겼다. 오는 길을 찾는 너의 눈과 한때 내 눈이 걸었던 발자국이 겹친다면, 가려진 풍경의 얼굴들이 내장처럼 쏟아질지도 모른다. 내가 보았던 것들은 늘 그림 밖에 있다.
나는 당신의 마음이 내년 봄을 위해 기꺼이 바스러지길 바란다. 무책임한 슬픔이 되어 낙엽처럼 굴러가길 바란다. 이토록 좆같은 세상의 비루한 우리 삶을 사랑하고, 이 속되고 속된 작업을 지속할 힘은 보시
다시피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틈틈이 쓰고 그려온 글과 그림들을 엮었다.
/ 이준용
출처 : 소마미술관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0:00 - 18:00
수요일 10:00 - 18:00
목요일 10:00 - 18:00
금요일 10:00 - 18:00
토요일 10:00 - 18:00
일요일 10:00 - 18:00
휴관: 월요일
관람료 개인 3,000원 / 단체 1,500원 청소년(13-24세) 개인 2,000원 / 단체 1,000원 어린이 개인 1,000원 / 단체 500원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