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디에이
2022년 3월 3일 ~ 2022년 4월 2일
275C의 «GIFT SHOP» 연작은 대부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양권 기업이나 브랜드의 상업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이나 상징적인 기호를 모티프로 한다. 해당 일러스트레이션들은 식품 회사, 가솔린 스테이션, 제약 및 의료 기기 회사, 기념품 제작 업체, 심지어 스포츠 트레이딩 카드 생산 업체와 같이 선전하고자 하는 대상은 천차만별이지만, 오직 시각적인 관점으로 살펴보면 일련의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빈티지한 질감을 띤 명료한 색채, 간결하고 볼드한 텍스트, 그리고 위트 있는 삽화나 아이콘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작가가 «GIFT SHOP» 연작의 모티프가 되는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찾을 수 있는 시각적인 특징임과 동시에 작가가 그동안 선보였던 작품의 회화적 특징이기도 하다.
상업 일러스트레이션(Commercial Illustration)은 말 그대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비되는 지극히 상업적인 목적을 가진 이미지를 뜻한다. 작가는 이런 이미지들에 ‘무목적성이 목적’이 되는 다분히 모순적인 회화의 성격을 부여하여 그것들을 재해석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각적 왜곡은 최소화하는 대신, 사이즈나 소재 등을 변주하여 이미지가 가진 심미성은 유지하되 희소성과 회화적 성격을 양념하는 것이 바로 275C의 작업 방식이다. 특히 작가가 «GIFT SHOP» 연작을 위해 수집하는 이미지의 대부분은 현재는 재생산이 중지되어 실물을 직접 보기가 제법 어려운 제품들로, 이베이(ebay)나 빈티지 숍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해외 플리마켓 또는 컬렉터 등을 통해서만 구할 수 있다. 그만큼 동시대의 산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작가는 이렇게 본인이 직접 향유하지 못했던 시대의 유산을 회화적 관점으로 답습하고 이를 관객과 공유하는 데 의의를 둔다. 이 과정은 그 시대를 향한 작가의 동경 이자 향수이며, 기록이자 연결의 의미를 가진다.
예전에 비해 그 형태는 굉장히 다양해졌지만 동일한 기능과 목적을 가진 수많은 상업적인 이미지와 그래픽 디자인들이 여전히 대량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다. 편의점이나 마트, 백화점 등에 진열된 제품들에서는 물론이고, 스마트폰과 같이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는 기기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만큼 이것들은 동시대가 가진 시각적인 유행과 대중의 선호도를 파악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즉, 상업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래픽 디자인이야말로 해당 시기의 시각적인 군상을 대표하는 이미지이자 개념이며, 시대를 막론하고 이것들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은 현대 미술이 가진 여러 기능 중 하나라는 점에서 275C의 개인적 취향을 기반으로 답습된 «GIFT SHOP» 작업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참여작가: 27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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