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갤러리
2018년 11월 8일 ~ 2019년 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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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비갤러리는 2018년 11월 8일부터 2019년 1월 19일까지 이동기 작가의 개인전 “이동기 : 2015 ~ 2018”을 개최한다. 이동기 작가의 피비갤러리 전속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2015~2018년 사이의 대표작들이 전시될 뿐 아니라 9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작가의 여정을 확인할 수 있는 도록을 발간할 예정이다.
이동기의 작품세계는 1990년대 초반 예술형식에 대한 실험과 매체 환경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났던 시기를 배경으로 형성되었고 이후 2000년대 전반을 아우르는 매스미디어와 소비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이른 바 ‘한국적 팝아트’라는 느슨한 용어와 함께 기존의 미술적 관행과 구분되곤 하였다. 지금은 굳이 ‘팝아트’ 같은 특정한 경향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대중문화와 예술의 관계는 현대미술의 많은 영역에 있어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여기에 90년대부터 일관되게 대중문화와 예술의 관계를 탐구해 온 현재의 이동기의 작업세계를 다시금 주목하고 재 조명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1993년 미국의 미키마우스와 일본의 아톰을 합성하여 만든 혼성 이미지로 탄생한 아토마우스는 이후 사회적 기호와 맥락을 암시하는 여러 상황에서 묘사되면서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현실을 담아내는 현대미술의 주요한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이동기는 대중문화 속에서 쉽게 소비되고 광범위하게 유통되는 이미지들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왔고, 현대사회의 상투형들을 작품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면서 대중문화에 뿌리를 둔 예술임을 작품 전면에 나타내 왔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 소개 될 2015년에 제작된 <핑크 팬더(Pink Panther)>는 ‘절충주의’로 설명되는 레이어드 페인팅의 대표적인 예로써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형태와 캐릭터, 사물과 단어들의 혼성/모방된 결과를 보여준다. 만화/영화의 주요 캐릭터로 익숙한 핑크 팬더와 함께 또 다른 유명 캐릭터인 뽀빠이가 맥락을 알 수 없이 겹쳐져 나타나는가 하면 연관성 없는 ‘Marshmallow’와 같은 단어가 중첩되는 가운데 선명하게 인지할 수 있는 대상(오렌지)과 기하학적 도형 혹은 기호들이 포개어져 화면을 구성한다. 2010년과 2011년에 선보였던 작품 <사시아 Sasia>나 <혁명>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선전 포스터에 쓰였을 법한 인물의 이미지도 뒤섞여 등장하는데, 미묘하고도 언캐니한(uncanny) 추상 · 반추상적 구도에 오래된 인쇄물을 교묘하게 잘라 붙인 것 같은 비합리적인 이미지의 병치는 대중문화 속 아이콘과 다양한 일상의 사물들의 부조리한 충동과 아이러니한 이미지의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절충주의’로 설명되는 시리즈의 특징을 보여준다.
전시에 소개 될 2015 ~ 2018년의 작품들은 ‘절충주의(eclecticism)’를 포함하여 크게 여섯 가지 시리즈로 구분해 볼 수 있겠다. 강박적인 자기모방을 통해 분화되고 변이되어온 ‘아토마우스(Atomaus)’(여기에는 수많은 아토마우스로 뒤덮인 버블(bubble)과 스모킹(smoking), 도기독(doggy dog)과 같은 캐릭터 위주의 작품들이 포함된다), 화면을 두 개로 나누어 아토마우스와 추상회화를 함께 담은 '더블비전(double vision)', 추상적인 요소와 표현주의적인 요소가 뒤섞인 ‘추상화(abstract painting)’ 시리즈, 해외 사이트에 소개된 한국 드라마의 캡처 장면을 다시 그림으로 옮긴 '소프 오페라(soap opera)', 그리고 최근 소개된 바 있는 현대사회에 흩어진 문자를 수집하고 재배치하여 추상화시킨 ‘워드(words)’작품들이 그것이다.
각 시리즈를 간단히 소개하면, 절충주의’시리즈는 다양한 대중문화와 서브컬처가 결합된 낯익고도 이질적인 요소들이 뒤섞이고 서로 충돌하며 중첩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일련의 레이어드 페인팅(layered painting)으로 볼 수 있으며 여기서 ‘레이어(layer)’는 중층 구조의 화면에 상이한 이미지들이 복합적으로 축적된 것을 말한다. ‘아토마우스’ 시리즈는 1993년 이후 다양한 사건, 장소, 상황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면서, 이제는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든 도기독과 함께 한국의 동시대미술을 관통해왔다. ‘더블비전’ 시리즈는 둘 또는 넷으로 분할된 화면에 색면추상을 연상시키는 단색의 구성 그리고 다른 한 켠에 아토마우스가 등장하는 구도로 추상과 구상이 공존하는 작품이며 2008년 이후 계속되어왔다. ‘추상화’ 시리즈 역시 2008년을 시작으로 이동기가 지속적으로 천착해 온 주제 중 하나로 불안을 암시하는 듯 형체가 무너지거나 흘러내리는 추상표현주의적인 회화작품과 키스 해링, 바스키아의 지하철 낙서를 떠올리는 드로잉이 한 축을 이룬다. 여기에 리히텐슈타인적인 벤 데이 닷(Ben-Day dots) 기법을 차용한 듯한 망점들과, 사각의 색면이 모자이크를 이루며 모던한 그리드를 나타내는 기하학적 추상화도 포함될 수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소프 오페라’ 시리즈는 해외 사이트에 소개된 한국 드라마의 장면이 다시 그림으로 옮겨진 것으로, 미디어의 가상 세계를 다시 재현한 이 시리즈는 신디 셔먼의 초기 ‘필름 스틸’ 작품처럼 연출된 듯한 장면의 포착과 같은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마지막으로 이미지가 아닌 문자만을 사용함으로써 이전 작품들과 형식적 연관성을 찾기 힘든 ‘워드’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어떤 규칙이나 순서 없이 파편적으로 흩어진 무수한 낱말들은 비합리적이고 해독불가능한 장면을 연출하며 구상도 추상도 아닌 새로운 회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동기는 현대사회의 다양한 현실들을 다루지만 이를 1차원적으로 지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만화, 광고, 인터넷에서 고전작품과 모더니즘 회화, 추상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적, 철학적 요소들을 차용하여 이들이 사회속에서 하나의 복잡한 층위를 이루는 양상을 화면위로 드러낸다. 사물과 현상들, 그리고 이질적인 영역 간의 복잡한 관계들은 굴절되거나 때로는 암시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상이한 기호로서의 요소들이 나열되고 중첩되면서 그것들의 상호관계가 작용한다. 피비갤러리 전시에서 관람자는 화면 안에서 감각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차원과 그것들이 배열된 논리 혹은 비논리의 불분명한 경계를 따라가며 각자의 해석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피비갤러리의 개인전 “이동기 : 2015 ~ 2018”에서는 작가의 방법론적 특질이 본격적으로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한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작품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소개하여 다양하게 변화해온 작업의 경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2014년 갤러리현대 개인전 “무중력” 이후 제작된 신작들을 중점적으로 다룬 이번 전시는 ‘한국의 팝아트 1세대’로 쉽게 규정되어왔던 이동기의 근작을 통해 회화의 방법론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시하는 측면을 조명하고 앞으로의 이동기에 대한 전망을 함께 하고자 한다.
About Artist
이동기는 1967년 서울 태생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한국 현대미술에 본격적으로 만화 이미지를 도입한 최초의 작가로 1993년에 만든 캐릭터 '아토마우스'와 이것이 변주되는 일련의 작품들로 유명해졌다. 1993년 갤러리온 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일민미술관(“크래쉬”, 2003), 원앤제이갤러리(“스모킹”, 2006), 갤러리2(“더블비전”, 2008), 베를린 마이클슐츠갤러리(“더블비전”, 2009) 등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또한 1992년 국립현대미술관의 “92’ 젊은 모색” 전시를 비롯하여 제2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1997), 금호미술관(“한국 언더그라운드 만화 페스티벌”, 1998), 타이페이 현대미술관(“Fiction@Love”, 2004), 후쿠오카 아시아미술관(“애니메이트”, 2005), 두산아트센터서울(“Art at Home : Wonderful Life”, 2008), 베이징 마이클슐츠갤러리(“Monuments in Time”, 2009), 상하이 현대미술관(“Metaphors of Un/Real-ANIMAMIX Biennial”, 2009), 국립현대미술관(“메이드 인 팝랜드-한중일 삼국의 팝아트”, 2010), 삼성미술관리움(“코리안 랩소디”, 2011), 대안공간루프(“헨켈 이노아트 프로젝트”, 2011), 베니스 아바찌아 디 산 그레고리오(“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부대전-퓨처 패스(Future Pass)”, 2011), 대만국립미술관(“퓨처 패스(Future Pass)”, 2012), 대구미술관(“애니마믹 비엔날레”, 2013), 플라토 미술관(“스펙트럼-스펙트럼”, 2014)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이동기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삼성미술관 리움, 아트선재센터, 윌록 프로퍼티(홍콩), 순얏센 기념관(타이페이), 하이트 콜렉션(서울) 외 다수의 기관과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출처: 피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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