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16년 11월 23일 ~ 2017년 2월 26일
전시는 크게 ‘정치·사회, 종교, 관계’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태국을 살펴본다. 첫 번째는 ‘정치, 사회적 상황 안에서의 태국’이다. 태국은 1932년 절대군주제를 입헌군주제로 바꾼 이후부터 현재까지 약 20여 회의 쿠데타가 일어났다. 과거 태국은 ‘부익부 빈익빈’이 존재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계층 간의 갈등이 비교적 적었다. 대다수 국민들은 ‘자신의 운명이 이미 전생에 의해 결정된다(카르마, 業)’고 믿으며 순응하는 삶을 살았다. 이런 인식은 2001년 농민과 빈곤층의 부채탕감, 의료보호 제공 등의 개혁공약과 함께 시장친화적 경제정책을 앞세워 총리로 당선된 탁신 친나왓(Thaksin Shinawatra)이 등장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6년 재임명된 탁신 친나왓 총리의 탈세와 부정 축재가 드러나면서 방콕의 중산층을 중심으로 반(反)탁신 세력이 형성되는 등 양극화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후 태국의 정치, 사회, 계층적 갈등은 탁신을 반대하는 친 국왕-군부 성향의 ‘옐로우(민주당)’와 탁신을 지지하는 ‘레드(푸어타이당)’로 나뉘며 심화되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 11인은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성장한, 급변하는 태국 사회 중심에서 살고 있는 젊은층이다.
두 번째는 ‘종교 안에서의 태국’이다. 태국은 국민의 약 95%가 불교를 믿는다. 수많은 불교 사원이 존재하고, 이른 아침이면 거리에서 탁발(발우를 들고 먹을 것을 얻는 수행) 나온 승려들에게 준비한 음식이나 물건을 시주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출생, 혼인, 장례 등 생의 중요한 순간에 승려를 초청해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의례를 치르는 등 태국인들에게 불교는 삶 자체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카르마와 윤회는 삶과 죽음, 실제와 허구, 현재와 과거의 경계가 모호한 종교적 세계관을 투영한다. 업(業)을 뜻하는 카르마와 생(生)과 사(死)가 끝없이 이어지는 윤회는 ‘연결, 공존’으로 표현되며 전혀 다른 두 세계, 가치관을 하나로 만든다.
태국의 정치, 사회라는 물리적인 요소와 종교, 세계관이라는 정신적인 요소에 이어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회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감정과 이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태국의 현재 모습을 가늠해 본다.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2차 산업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농촌 노동력이 빠르게 도시로 유입되는 도시화를 겪고 있다. 경제 발전보다 도시화가 더 빨리 진행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특히 방콕은 가파른 인구 증가율로 빈부의 격차, 소외계층과 도시빈곤층의 빠른 증가를 겪고 있다. 또한 디지털 사회로의 변화도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 이는 개인과 사회와의 관계, 개인과 개인과의 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몇 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한 나라와 그 문화를 한 번의 전시로 이해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타 문화의 지금, 현재 모습에 관심을 갖고 좀 더 다양한 시선으로 살펴봄으로써 ‘다름’을 이해하고자 기획됐다.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며, 공존의 가치를 실천하는 문화적 접근의 한 방식으로 이번 전시가 기능하길 기대해 본다.



출처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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