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지 마이크 갤러리
2025년 9월 3일 ~ 2025년 10월 11일
레이지마이크는 재개관을 맞아 9월 3일부터 10월 11일까지 청담에서의 첫 전시 《Morning Haze》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뿌연 아침의 안개 너머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주제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주제와 국가 그리고 재료 또한 상이한 작가들을 선보여 앞으로 나아갈 갤러리의 방향성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전시 작가는 문은채, 이혜린, 최민영, 이반 세리(러시아), 랄프 콕케(네덜란드), 필립 미라조비치(세르비아), 마르친 야누시(폴란드), 말타 레이바(스페인), 에투 시흐보넨(핀란드), 피터 예네스(벨기에) 총 10명이다.
Morning Haze
빛은 아침이 오기 전부터 다가오건대, 뒤늦게야 알아챈다. 걷히지 않은 어둠과 무겁게 내려앉은 공기. 안개는 마치 다가올 무대를 은밀히 준비하는 장막 같다. 번지며 흩어지는 장면, 서로를 밀치고 겹치며 뒤엉키는 형체가 그 너머 분주하다. 그리고 여기에는 불확실한, 그러나 예견된 희망이 조용히 장막 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마치 공기 속을 타고 스미는 희뿌연 빛이 점차 어둠을 채우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하다.
‘Morning Haze’는 말마따나 아침 안개 속의 풍경이다. 어둑한 불안과 다가올 빛, 현실과 환상이 얽힌 순간. 이는 내부와 외부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 애쓰는 위태로움이다. 여기서 전시는 이 안개 속을 지나쳐 가듯 불투명한 감각을 전달한다. 반복된 형상과 기묘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장면, 손끝의 감각과 디지털 텍스처가 더해진 작업들은 모호함 너머 그 의미와 감각을 새롭게 창출한다. 전시는 무엇이 진짜인지 알 수 없음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미겔을 만난 아우구스토처럼.
미겔 데 우나무노(Miguel de Unamuno)의 소설 『안개(Niebla)』는 소설 속 주인공이 작가 미겔 본인을 직접 마주하는, 실로 연극적인 연출을 감행한다. 아우구스토는 흐릿하게 펼쳐진 현실 속 삶의 안개를 헤매며 자기 존재를 질문하고, 불투명한 순간 속에서도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종국에, 그는 미겔을 직접 마주한다. 현실과 허구, 내면과 외부, 상상과 실제가 겹친 일종의 메타픽션은, 아우구스토가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중요한 장치다. 이로 말미암아 미겔과 아우구스토의 관계는 어쩌면 작가와 작업의 관계와도 같을지 모른다. 끊임없는 문답을 통해 창조된 작업은 그 자체로 불완전과 완전의 경계에 서 있다. 이를테면 전시 내 작업은 회화와 조각, 설치와 디지털 기술을 넘나들며 각기 다른 문화와 환경, 상상과 현실, 유머와 아이러니를 뒤섞어 누구보다 정적이지만 또 그 누구보다 동적으로 자기 존재를 피력한다. 이에 작업에서 마주하는 인물과 자연물 그리고 그 이면의 심벌은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포개어지며 새로운 의미와 생명을 창조한다. 작가와 작업은 그 충돌 속에서 자기 존재의 여정을 떠난다. 안개의 틈새에서 빛을 감지하고 숨을 고르며, 자기 존재를 느끼는 것. 이 여정은 작가와 그로 인해 만들어진 작업물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해당한다.
불확실성은 멈춤이 아닌 시작의 문턱이며, 서서히 스미는 빛은 존재의 가장자리까지 닿는 충실한 동반자다. 전시는 바로 이 지점에 주목하여 불투명하고도 경계에 선 작업들이 더 이상 미지의 영역을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볕으로 나아갈 이유가 되었음을 강조한다. 결국 작가가 발견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그 불확실성 속에서, 본인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안개 속을 걷듯, 빛과 그림자가 뒤엉킨 풍경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갈망하듯, 아우구스토가 미겔 데 우나무노를 마주하듯.
참여작가
Minyoung Choi (@choinninyoung)
Pieter Jennes (@pieterjennes)
Marcin Janusz (@marcinjanusz_)
Ralf Kokke (@ralfkokke)
Hyerin Lee (@leehyerine)
Marta Leyva (@_martaleyva_)
Filip Mirazovic (@filip_mirazovic)
Eunchae Moon (@dal_eunchae_)
Ivan Seriy(@ivan_seriy)
Eetu Sihvonen (@uwubei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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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1:00 - 18:00
수요일 11:00 - 18:00
목요일 11:00 - 18:00
금요일 11:00 - 18:00
토요일 11:00 - 18:00
일요일 휴관
휴관: 일요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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