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소소
2016년 10월 1일 ~ 2016년 10월 30일
최병소, Untitled- 0160803, Newspaper, Ballpoint-pen, Pencil, 57.5×37.5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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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i neti'는 ‘아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neither this nor that)’라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어이다. 인도철학에서, 옳고 그름을 가릴 수도 없고, 말로 표현할 수도 없는 브라만의 본성을 말할 때 쓴다. 실재 세계를 문자나 정형화된 언어에 담았을 때 이를 거듭 부정함으로써 참된 진리에 다가가고자 했던 옛 우파니샤드 철학의 대표적인 화두이다. 이 표현은 각자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지만 고착된 형식에 매몰되는 것을 거부하는 세 작가들에게서 살펴 볼 수 있다.
최병소는 1970년대 초부터 지속적으로 신문지 위에 볼펜과 연필로 긋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반복적으로 그은 선들로 신문지의 글자는 사라지고, 종이는 얇아지다가 결국 찢어질 때까지 검게 칠해진다. 이러한 반복적인 노동을 통해 신문지의 본래의 성질은 사라지고 고유한 표면을 지닌 자국만이 남게 된다. 극대화된 반복적 과정은 예술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행위이며 물리적 한계를 마주하려는 작가의 의지이다. 회화의 재현적 형상이나 전통적 기술에서 비스듬히 서있는 이 낯선 인공물은 우리에게 여느 회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시각의 새로운 경험을 체험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미술사의 주요 개념과 경향들 사이에서 유영하며 매체의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박두영은1990년대 초반부터 이전에 사진을 게시하거나 흙이나 돌과 같은 실물 재료들을 설치하던 작업들을 접고, 돌연한 각성을 통해 한동안 외면했던 회화를 다시 시작하였다. 그는 미술의 문제라는 것은 곧 실존의 문제이며 작품이란 단지 기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이후 직선으로 면을 나누고 보색을 반복해 채우거나 종이를 겹쳐서 칠하는 단순하고 건조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화면 안에 어떠한 우상도, 서사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처음의 다짐이었지만 이 생각을 지속하는 것은 오랜 시간 고통이었다. 크고 작은 흔들림이 있었어도 나는 용케 이를 놓지 않고 있다. 나는 늘 근심한다. 나는 내 미술에 대해 성찰하고 있는가? 익숙한 것에 함몰되어 있지 않은가? 초발심을 유지하고 있는가?” (박두영 작가노트)
최상흠은 산업용의 투명하고 광택 있는 ‘에폭시 레진’ 이라는 도료를 몇 가지 색으로 조색해서 사용한다. 캔버스를 눕혀 놓고 재료를 반복해서 덧칠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수십 번 칠하는 과정에서 멈춰야 할 때를 선택한다. 그 순간은 논리적이 아닌 그때그때 중첩의 밀도를 보면서 결정한다. 행위를 반복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삶은 매일의 반복된 지속이며 그 연속성은 규칙적 질서로 의미화가 가능하다. 규율, 규칙은 혼란스러운 실존을 개념화하는 작업이며 의미 없는 것을 생기 있게 한다. 이런 이유에서 미술에 이 프로세스를 설정한다.” 라고 이야기 한다. 단순하고 무덤덤한 ‘행위‘가 중첩되고 누적된 ‘층화의 결과물’이 되는 그의 회화는 세계 내에서 조우하는 불편하고, 혼란스러운 모든 것들을 겹겹이 쌓아 올리는 삶의 과정, 그 자체이다.

최상흠, Untitled (2 Pieces), Multi-layered Epoxy Resin Mortar Painting, 110×210cm (Each), 2015

박두영, PWVLG201606F, Water Color on Multi-Layered Papers, 53×26cm, 2016

최병소, Untitled- 0160804, Newspaper, Ballpoint-pen, Pencil, 57.5×37.5cm, 2016
출처 - 갤러리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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