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공간
2026년 8월 26일 ~ 2026년 9월 15일
‘고정관념(固定觀念/stereotype)’이라는 단어가 있다. 고정관념을 뜻하는 영문 ‘스테레오타입(stereotype)’은 그리스어 ‘stereos(단단한)’와 ‘typos(인상, 형)’가 합쳐진 말이다. 이 단어는 이후 인쇄술에서 같은 모양을 여러 번 찍어내기 위해 제작한 납판인 ‘연판(鉛版)’을 의미하게 되었다. 인쇄술에서 복제용 판을 가리키던 말에서 유래한 또 다른 단어로는 진부한 표현을 뜻하는 ‘클리셰(cliché)’가 있다. 스테레오타입과 클리셰, 이 두 단어는 미리 규정된 인식이나 이미 일정(一定)해진 상태와 처지를 가리킨다. 한편, 이처럼 굳어진 상태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로는 껍질이나 가죽을 벗는다는 뜻의 ‘탈피(脫皮)’가 있다. 단단한 껍질을 벗겨내는 것만큼이나 정해진 틀을 벗어나는 일은 어렵다는 것이 아닐까? ‘이미’ 단어가 된 것, ‘이미’ 정의된 것을 다르게 생각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고정된 의미의 겹을 벗겨낸 뒤, 그 아래에서 작동하고 있던 감각과 힘을 우리는 새롭게 느낄 수 있을까? 사회적 필터를 거치기 이전의 상태를 다시 감각할 수 있을까?
(중략)
— 박주원(독립큐레이터)
기획: 박주원
참여작가: 김영재, 이고은, 이예주, 진숙희
출처: 전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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